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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중산층

#한반도 리포트 l 2023-04-05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우리나라 통계청은 2년마다 '사회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조사의 경우, 응답자의 60%(58.8%)정도가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간에 속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중산층, 그 기준이 참 애매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는 중위소득의 75%에서 200% 사이를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누구나 골고루 산다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북한에서도 중산층은 존재한다고 것이다. 

<한반도 리포트> 이 시간엔 최근 <북한의 중산층>이란 연구보고서를 출간한 통일연구원 정은미 박사와 함께 북한의 중산층을 살펴본다. 


북한 중산층은 어떤 사람들인가? 

OECD의 중산층 기준인 중위소득 75~200%로 계산을 해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4인 가구 중위소득은 월 475만원, 그러니까 월 소득이 356~950만 원에 해당하는 4인 가구를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중산층 소득기준은 어떻게 될까? 지난 2000년에 발간된 북한의 <조선 대백과사전>은 중산 계층에 대해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소요와 개인 로동에 기초하여 비교적 부유하게 생활하는 소상품 생산자 및 그와 비슷한 경제적 처지에 있는 사회계층, 중산층이라고도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기. 생존의 위기에 몰렸던 북한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시장을 만들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개인이 부를 축적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시장이 확대되면서 돈주라는 신흥부유층이 등장했고, 자연스럽게 특별한 소비성향을 가진 중산층이 형성됐다. 


북한 중산층 분류 및 특징 

정은미 박사는 북한의 중산층을 권력형과 전문가형, 상업형으로 분류한다. 먼저 권력형 중산층은 당과 행정, 군 안에서 지위나 권한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중하위직 간부나 관리자 집단이다. 그리고 전문가형 중산층은 특수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고등교육을 이수한 사람들로 출신 성분은 취약하지만 학력 자본을 활용해서 부를 축적한 경우인데요, 이들은 주로 교육이나 기술, 보건, 예술부문에 종사한다. 

세 번째 유형인 상업형 중산층은 일반 노동자, 가정주부, 은퇴자 등 가장 광범위한 집단을 포괄한다. 이들은 하루의 노동시간 대부분을 상업 활동에 할애하고, 이를 통해 얻은 소득으로 생활을 영위한다. 


북한의 중산층은 사회주의 정권 초기부터 주목받은 사회계층이다. 김일성 주석은 모든 인민들이 과거 중산층의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을 만큼 생산력이 높아져야 한다고 주창한다. 김일성 주석이 추구한 사회주의의 목표는 모든 인민이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사는 것이었다. 이런 정책 기조는 김정은 국무 위원장 집권 후 ’사회주의 문명국 건설‘이라는 슬로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시대 중산층의 생활양식과 소비문화는 그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해리포터를 좋아한다던 북한의 유튜버 송아를 소개한 적이 있다. 송아는 자신의 유튜브에서 평양 대동강 구역의 문수물놀이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최대의 워터파크인 문수 물놀이장은 입장료만 북한 돈으로 약 2만 원. 근로자의 공식 평균 급여가 월 3천 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거의 한 푼 쓰지 않고 7개월을 꼬박 모아야 하는 금액이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엔 중산층을 위한 시설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대형 상업시설과 함께 베이커리나 전문식당이 등장하고, 레저 스포츠 시설은 물론 이미용 전문점도 인기다. 그 외에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하는 커피전문점, 피자, 스파게티, 초밥전문 음식점들도 등장해서 성업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북한 당국은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을 겨냥한 서비스산업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들이 선호하는 남한 스타일 

북한 중산층들의 소비행태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남한 스타일이 첨단 유행이 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 미풍양속에 따른 단정한 옷차림과 모양새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통제 속에서도 중산층 사이에서 한국 스타일의 옷이나 한국식 머리모양이 인기라고 한다.

북한은 자연재해로 식량난을 겪고 있는데다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 전반에 변화가 일고 있다. 코로나를 기준으로 북한의 중산층도 얇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여 년간 진행된 중산층의 성장은 북한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실제로도 중산층을 중심으로 북한 주민들의 소비행태도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이 위축된다면 북한 내부의 양극화와 함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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