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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서울 일자리 플러스센터’에서 새터민들을 위해 취업상담을 하는 새터민 출신 송지영씨

2012-04-05

남한에 입국한 새터민 수가 2만명이 넘었지만 여전히 이들에게는 북에서의 탈출만큼이나 남한에서의 적응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취업문제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큰 좌절을 겪기도 하는데요.
새터민들이 자신들의 답답한 심정과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취업과 관련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 바로 새터민 전문 상담사들입니다.

상담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새터민 상담사 송지영씨.
그녀는 서울 시민에게 일자리 전문 상담을 해주는, ‘서울 일자리 플러스센터’의 단 한 명 뿐인 새터민 전문 상담사인데요.
지난 1월부터 이곳에서 새터민들을 위한 일자리 주선 등 취업 상담을 맡고 있습니다.

(상담사 송지영씨) 저는 새터민만을 담당하는 업무를 하거든요? 이제 다른 전문 상담사분들은 일반적인 사람들을 상담을 하고요. 저는 새터민분들을 상담을 하고 그분들이 요구하는 일자리를, 적정한 곳을 찾아서 그분들에게 알선을 해드리는 일을하고 있죠. (상담자들이) 북한에선 어떤 일 하시다가 오셨는지, 한국에 오신지는 몇 년 되셨는지, 어떤 일들을 해보신 경험이 있는지 그분들이 지금 어떻게 적응하는 과정인지를 먼저 제가 파악을 해야 선생님 나이 때에는 이런 직업들이 있고 이런 것들을 하려면 어떤 자격증이 필요하고, 어떤 최소한의 경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제가 구체적으로 상담을 해드리는거죠.

상담사 송지영씨 역시 지난 2004년 고향을 등지고 두만강을 건넌 새터민 출신입니다.
북한에서 선망의 대상인 방송원, 그러니까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그녀는, 한국에 와서도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위해 29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입학했는데요.
그녀는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사회복지 수업을 들으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남한사회다”라던 북의 교육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한국의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합니다.

(상담사 송지영씨) (북한에서) 제가 하던 일이 선전쪽 일이었는데 선전이라는 propaganda가 홍보, PR이랑 비슷한 점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제 전공을 사실은 살려보고 광고홍보를 선택했는데 제 생각과는 완전 다르게 광고홍보라는 부분이 마케팅의 한 일종으로 배워야 되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어요. 그 속에서 북한에서 듣던 것은 자본주의 나라는 이제 ‘넘어지는 자는 발로 밟고 지나간다’ 이런 걸로 제가 배웠거든요. 그런데 (한국에) 사회복지, 사회 밑바탕 계층을 위한 그런 사회복지 시스템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사회복지쪽으로도 공부를 해보자, 그러면 내가 이 사회를 이해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광고홍보학은 1전공으로 하게 되었고 부전공으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게 되었죠.

대학을 졸업할 무렵, 서울 일자리 플러스 센터 공고를 본 송지영씨는 “이것이 내 천직”이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고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새터민 상담원이 됐는데요.
무엇보다 같은 새터민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상담자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상담을 할 때,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자신감과 희망을 불어넣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상담사 송지영씨)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분들이 이제 사선을 넘어오면서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제가 일단은 무조건 우리 새터민들의 편에 서서 그분들이 상담을 할 때 막 자기가 스트레스 받던 얘기를 제 앞에서 막 해요. 그러면 “아우, 선생님 그러셨죠? 저도 그랬어요.” 이러면서 같은 동질감을 느끼게, 일단 그 사람들 편에서 그 사람들이 말하는 걸 제가 충분히 공감을 해주면서 해야 되는거죠.
그리고, “선생님! 포기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정열적으로 취업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되고요. 그래야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시너지 효과가 다음 세대의 우리 새터민들에게 영향을 주고 빛을 발한다고 선생님이 잘하셔야 주변의 (새터민)분들도 영향을 받으니까 그렇게 꼭 해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드리는거죠.


상담이 많지 않은 날에는 구인 기업에 직접 전화를 해 새터민들의 일자리를 알아보고 관련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출장도 수시로 나간다고 하는데요.
정부에서 새터민을 고용한 기업에 일정액을 지원하는 등 여러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새터민이라고 하면 경력이 있어도 꺼리는 기업이 종종 있어 아쉬울 때가 많다고 합니다.

(상담사 송지영씨) 이제 작은 생산업체 같은데는 정말 취업 성공하는 분들이 많은데 중소기업 같은데나 큰 기업 같은데는 새터민을 채용하겠다는 그런 마음 자체가 아직 열리지 않은 것 같아요.
새터민들 중에서도 진짜 성실하고 정의롭고 근면한 사람들은 80% 되거든요. 대한민국의 사회통합을 위해서 이제는 새터민들도 멀리하지 말고 기업들 자체가 열린 마음으로 새터민들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도 송지영씨는 새터민들의 취업과 밝은 미래를 위해 바쁘게 뛰고 있는데요.
그녀가 새터민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새터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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