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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북한떡 만드는 김지현사장

2017-01-26

북한떡 만드는 김지현사장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떡집. 이 떡집을 운영하는 김지현사장은 북한이탈주민으로 지난 1999년에 탈북했습니다. 그래서 떡집이름도 고향인 청진의 지명을 딴 “청진복떡공방”입니다.

청진은 제 고향이름을 땄고요. 공방이라는 건, 수업도 할 수 있는 곳이니까 그렇게 지은거예요. 제가 일할 때도 보니까, “북한도 그런 게 있나?” 이렇게 물어보는 경우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런데 이전에 한 50~60대 이모들한테 물어보니까 옛날에는 먹는 방식도 다 우리가 같았더라고요. 똑같더라고요. 같은 민족이잖아요. 저는 남한 분들에게 북한도 이런 유명한 떡도 있고, 맛있는 떡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고향 이름을 땄고요.

청진복떡공방에서는 북한식 전통떡을 팔고 있는데요,
김지현사장은 북한에서 솜씨좋던 어머니가 하시던 방법 그대로 떡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 식 떡은 배운 게 아니죠.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하는 것을 봤고, 제가 또 북한에서 만들어 먹어본 떡이니까 우리 어머니는 송편도 잘 해주시고요. 쑥떡은 봄에 쑥을 캐서 집집마다 해먹어요. 쑥을 캐서, 푹 삶아 우려서 씁쓸한 맛을 빼고 해먹는데, 쑥떡도 어머니는 계절마다 여러 번, 봄 되면 쑥 캐서 쑥떡 해주시고, 텃밭이 있어서, 깻잎 심어서 깻잎을 따서, 씻어서, 입쌀가루를 내서 앞뒤로 붙여서 쪄주시면, 그 깻잎 향이 너무도 좋더라고요. 설기 떡도 잘해주시고. 콩설기 같은 거 있잖아요. 잘해주셨어요. 입쌀에다가 앞뒤로 콩, 여기서는 팥 설기 같은 건데, 거긴 앞뒤로 콩을 넣는 거예요.

송편, 심떡, 모찌, 절편 등 북한식 떡은 우리와 이름은 같지만 내용은 조금씩 다른 것도 있고, 같은 떡이라도 부르는 이름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김지현씨의 떡집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이 북한이탈주민들로 고향의 맛이 그리워서 단골이 된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요즘엔 북한떡이 좋아서 일부러 찾는 손님들도 많다고 합니다.

여① 맛이 괜찮아요. 수제로 하니까. 쫀득쫀득하고 맛있었어요. 북한은 좀 싱겁게 먹더라고. 그 차이가 있더라고, 여기하고.
여② 제가 여기 개업할 때 떡을 주문해갖고 돌렸고요. 저기 떡 먹어봤는데 맛있고 괜찮더라고요. 북한 전통 떡이었던 거 같아요. 신기하고 맛있었어요. 그리고 호박식혜도 판매를 하는데 호박식혜 진짜 맛있어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떡집을 찾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서 김지현씨는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와중에서 김지현씨는 북한에서의 명절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요. 명절이면 헤어졌던 가족들이 만나서 음식과 정을 나누는 건 북한이나 남한이나 마찬가지지만 떡을 해 먹는 풍습은 차이가 있습니다.

남한처럼 설날에 떡국 먹고, 추석엔 송편 먹고... 이게 없어요. 북한은. 설날도 추석도 다 떡을 해먹어요. 자기 집 취향에 맞게 송편도 해먹을 수 있고, 절편도 해먹을 수 있고, 혹은 찰떡도 해먹을 수 있고... 그건 다양하게. 딱 정해진 게 없어요. 북한은 여기처럼 방앗간이라는 게 따로 없어요. 그러니까 떡을 가서 돈 주고 주문하고, 쌀 주고 가서 주문하는 이런 방앗간이 없어요. 그리고 쌀가루를 내오는 것도 이런 중소기업청이 많으니까 그런 데서 자기네 직원들을 편의를 봐줘서 떡가루 기계에 넣고, 다른 외부 사람들이 들어오면 그걸 쌀가루를 빻아줘서 돈을 얼마 받고 이런 식이 많아요. 그러면 명절 전이면, 집집마다 쌀을 다 가져가서 줄을 서서, 쌀가루를 빻아 와요. 그게 명절 풍경이에요. 밤 12시, 1시. 새벽까지도 줄을 서서 쌀가루를 빻아 와서는, 밤에 새벽부터 일어나서 떡을 하죠. 밤새껏, 새벽 껏 어머니가 음식을 해서 아침에 차례 상도 지내고, 가족 모여 제일 앉아 밥도 먹고..우리 어렸을 때는 명절이 제일 좋은 날이죠. 설날이나, 추석 명절이 좋은 날이죠. 갖가지 떡도 먹을 수 있고, 반찬들도 먹을 수 있고 하니까 제일 좋은 때죠.

예나 지금이나 설날 상에 빠지지 않고 올리는 음식이 떡국입니다.
우리는 보통 설이면 가족들이 모여서 떡국을 한 그릇씩 나누고 새해 덕담도 주고 받아야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떡국을 한자로 첨세병(添歲餠). 나이를 먹는 떡,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음식이라고 부르는데요.
우리는 생각하는 떡국은 꾸덕하게 굳은 가래떡을 얇고 어슷하게 썰어서 맑은 장국에 넣고 끓인 음식이지만 북한의 떡국은 좀 다릅니다.

저는 떡국을 끓여먹은 적이 없어요. 북한에 있을 때. 혹시 어떤 집에서 명절 끝 무렵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3일을 쉰다면, 이틀을 느끼한 음식 먹다가, 혹시나 해서 마지막에 떡만두국을 끓여먹는 집은 혹 있었는데, 저는 북한에 있을 때, 떡국을 끓여먹은 적은 없어요. 떡국 자체가 여기처럼 가래떡을 뽑아서...이런 떡국 자체가 없어요. 익반죽해서 수제비처럼 동글동글하게 떼어서, 동지에 팥죽에 넣는 새알처럼 그렇게 대개 해먹지, 여기처럼 가래떡으로 뽑아서 떡국에 넣어라, 이런 건 없어요. 육수도 다양해요. 돼지국물에 할 수도 있고, 취향에 맞게... 여기처럼 멸치를 써라, 이건 없어요. 북한도. 북한에서는 멸치보고 까나리라고 하는데, 까나리는 좀 귀하거든요. 서해 바닷가에서 나오는데, 북한은 서해 바다 쪽이 작잖아요. 황해도 쪽 밖에 없기 때문에, 동해가 많기 때문에, 까나리가 귀해서 까나리 육수 이런 건 없어요. 닭고기 육수도 쓰고 그렇죠.

1년중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고, 가족의 빈자리가 새삼 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더구나 명절음식인 떡을 만들다보니, 김지현씨의 고향생각은 더 절절할 수 밖에 없는데요.
김지현씨는 남한에 북한의 전통떡을 소개하는 것처럼 북한에도 남한떡을 알리겠다는 큰 꿈을 꾸면서 고향집과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랩니다.

여기서 청진까지 가려면 4~5시간이면 갈 걸요? 도로가 좋으면. 가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그게 제일 한스럽죠. 통일이 되면, 이북에 가서 그 때는 남한 식 떡을 하고 싶어요. 여기 남한은 방앗간이라는 게 있잖아요. 방앗간을 차려서... 여기는 또 최신식 기계들이잖아요. 포장 기계부터 송편 기계... 그걸 또 고향에 가서 하고 싶어요. 우리 고향 사람들한테 남한 식 떡이 어떤가, 맛보여주고 싶고요.

명절에는 남북한으로 헤어져 사는 가족들도 함께 모여서 떡으로 정을 나누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면서 목요진단 한반도는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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