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인물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대상 <타이거 마스크> 이수정

#글로벌 코리안 l 2022-10-14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이수정

* 2022년 제24회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대상 <타이거 마스크> 중에서

  밥을 먹다 말고 아버지가 죽고 싶다고 말할 때, 금수 씨는 입술을 깨무는 아버지를 보지 않기 위해 마주 앉은 아버지 뒤쪽 벽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여지없이 그 벽의 옷걸이용 못에 걸린 타이거 마스크가 눈에 들어왔다. 바탕은 희고, 이마와 눈 아래쪽에 검은 줄 몇 개가 굵게 간 고무 재질의 레슬러용 마스크. 타이거 마스크는 늘 거기에 걸려, 늘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구멍, 콧구멍, 입 구멍이 있는 대로 늘어져 몹시 졸린 듯한 표정의…. 그래서 금수 씨는 아버지를 보지 못한 지난 이십 년간 어떤 이유로든 아버지를 떠올릴 때면 아버지의 얼굴보다 타이거 마스크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대상 ‘타이거마스크’를 쓴 이수정 작가 

올해 개최된 제24회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부문 대상에 재미동포 이수정 씨의 ‘타이거 마스크’가 선정됐다. 

동포재단은 4월 22일부터 6월 20일까지 약 2개월간 작품을 공모했고, 총 43개국에서 802편의 작품이 응모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단편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재미동포 이수정 작가를 만나본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 ‘타이거 마스크’ 

2022년도 재외동포문학상 단편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타이거 마스크’는 1960~1970년대 한국에서 황금기를 거친 프로레슬러의 명멸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미국인 선수들에게 맨날 지는 역할만 하던 레슬링 선수에게 동정심을 느끼던 아버지는 이 선수가 사고로 죽자 급기야 ‘타이거 마스크’의 대를 잇게 된다. 레슬링 선수에게 본인의 무력한 신세를 투영하던 아버지와 그 가족들이 겪는 이야기가 소설 속에서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아시안 혐오 범죄, 코로나19 팬데믹 이슈까지 담겨 있다. 


20여 년 간 뉴저지에서 이민자로 살아온 경험을 담다 

2001년 남편과 미국으로 건너간 이수정 작가는 ‘타이거 마스크’의 집필 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이민자들은 외부의 어떤 힘이 덧씌운 프레임을 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그 프레임을 ‘타이거 마스크’에 투영해 봤습니다. 그 프레임을 부분적으로 나마 깨고, 자유롭게 살아갈 용기를 내고 싶었습니다.”

온라인 소설 북클럽을 결성하고, 로컬 라디오 방송에서 ‘명작소설 속 명장면’ 코너를 운영하는 등 한인들에게 소설을 전하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수정 작가. 이번 수상을 앞으로 많은 사람과 소설을 읽고 쓸 수 있도록 정진하라는 뜻으로 삼겠다는 이 작가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걸어본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