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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일반산문 대상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전옐레나

#글로벌 코리안 l 2022-10-21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전옐레나

* 2022년 제24회 재외동포문학상 일반산문 부문 대상 <뿌리 깊은 나무처럼> 중에서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석류, 포도, 복숭아, 모과, 호두나무가 가득했던 할머니 집 텃밭에서 시작된다. 그 중에서도 석류나무에 꽃이 필 때, 그리고 보석처럼 작고 빛나던 열매들이 열릴 때 왠지 모를 신비감에 젖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벌써 30년도 더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석류의 향을 맡을 때면 할머니의 시골집에서 보냈던 그 시간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중략) 

언뜻 들어보면 한국의 어느 시골마을의 풍경과 다름없어 보이지만 우리가 살았던 곳은 깎아 내린 듯 높은 산과 넓고 푸른 초원이 이색적인 ‘수르홉’이라는 마을이었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의 산악국가로 불리지만 이곳은 타지키스탄에서도 오지 중 오지였다. 지금은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가족이 이웃 나라인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살고 있지만 내 어린 시절 기억의 8할은 바로 이 산속 마을에서 시작한다...(중략) 

할머니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1937년, 할머니가 5살이었을 때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되면서 유라시아 넓은 초원에 뿌리내리게 된 고려인 1세셨다.


2022년 재외동포문학상 일반산문 대상 <뿌리 깊은 나무처럼> 전옐레나

전 세계 재외동포의 문학적 감성과 향수를 고양하기 위해 해마다 재외동포재단에서 주최하는 ‘재외동포문학상’ 올해의 수상자들이 공개됐다.  

2022년 제24회 재외동포문학상에는 총 43개국에서 802편의 작품이 응모됐으며, 이 가운데 단편소설과 시, 일반산문, 청소년글짓기 부문에서 총 4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일반 산문 부문의 대상 수상작 <뿌리 깊은 나무처럼>을 쓴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동포 3세 전옐레나 씨를 만나본다.


아흔이신 할머니께 감사를... 

나의 국적은 카자흐스탄이고 고려인 3세다. 한국어를 접한 건 20대 무렵이었고,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 경쟁하는 공모전에서 상을 받게 돼 감개 무량하다. 

수상 소식을 체험 수기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께 전했고, 담담히 받아주셨다. 

현재 하는 일은 주알마티한국총영사관에서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이란 제목의 수기를 쓰게 된 계기는 고려인의 시각에서 고려인의 삶과 생활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방송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전해진 고려인의 삶이 아닌 실제 고려인이 전하는 삶과 미래를 나누고 싶었다. 


재외동포 젊은이들의 고민을 풀고 싶다 

10대 학창시절 친구들이 출신을 물어볼 때마다 많이 곤혹스러웠다. 

“핏줄은 한국인인데 할머니・할아버지는 러시아 태생이고, 부모님은 우즈베키스탄, 나는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그 사실을 친구들에게 이해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걸어온 길을 글로 풀어냈고 앞으로는 좀더 확장된 글쓰기를 하고 싶다.. 고려인의 이야기 뿐 아니라 해외에 사는 동포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고 싶다. 재외 동포 젊은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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