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박병대 전 대법관을 19일 소환했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 2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취재진에게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하지만 "공직생활 동안 사심없이 업무에 임했다"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말을 했습니다.
전직 대법관 소환은 차한성, 민일영 전 대법관에 이어 세 번입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강제징용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재판에 넘기며 박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공범'으로 적시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집한 공관 회동에 참석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방향을 논의하고, 청와대 뜻대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재판의 최종 판결을 미루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지방의원들이 낸 소송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의원 지위 확인은 헌법재판소가 아닌 법원의 권한이라는 점을 판결에 명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밖에 박 전 대법관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와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들에 대한 뒷조사에 관여한 혐의도 잡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 후임으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전 대법관도 조만간 소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