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진행된 남북의 경의선·동해선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가 17일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지난 8일 방북해 열흘간 동해선 공동조사에 참여했던 남측 조사단원 28명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열차로 강원도 원산까지 내려온 뒤 버스를 타고 오후 1시 4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환했습니다.
조사단 공동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해선 철도 상태에는 경의선과 거의 비슷하고 시속 30㎞ 내외로 8일간 800㎞ 내외를 다녀왔다"며 "노반이나 현재 궤도, 교랑, 터널, 그리고 시스템 분야를 중점적으로 분야별로 잘 보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임 과장은 "동해선 중 금강산에서 안변 구간은 특히 교량과 터널 10km 정도가 굉장히 노후화되었고 기술자들 말로는 현재 열차가 다니지 못하고 있다"고 동해선 철로 상황을 전했습니다.
임 과장은 이어 "안변에서 두만강까지는 시속 30km 내외로 열차가 움직였다"며 "나진이나 청진을 넘어갈 때는 조금 빠르게 속도가 나올 수 있는데, 그 전까지는 선로의 궤도 상태가 좋지 않아 급속한 운행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단장은 그러나 "동해선 끝 조러친선다리, 국경다리까지 저희가 갔는데 그동안 아무도 가보지 못했을 것 같다"며 "국경다리까지 조사를 끝마쳤다는 것은 저를 비롯해 다들 감동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공동단장인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 2과장도 "수많은 사람들이 남북을 오가고 대륙을 향한 한반도 철도의 꿈을 꾸리라 생각한다"며 "이런 이야기를 북측과 같이 나누면서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착공식과 관련해서는 "남측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조사단에서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사단원들은 금강산역에서 안변역까지 버스로,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열차로 총 800㎞ 구간을 이동하며 북측 관계자들과 함께 동해선 북측 철로와 시설 등을 살펴봤습니다.
조사에 사용된 남측 열차는 조사단원들과 따로 복귀해 동해선 쪽으로 오지 않고 18일 평양으로 와 개성을 거쳐 내려옵니다.
남측 열차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을 운행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번 현지조사는 그동안 남측에 알려지지 않았던 동해선 북측 철도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철도 공동조사는 엿새동안 경의선 개성∼신의주 약 400㎞ 구간 조사부터 먼저 진행됐습니다.
이번 공동조사 과정에서 남측 열차가 달린 북측 철도 구간은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중간 이동거리를 합쳐 총 2천600㎞에 달합니다.
남북의 이번 공동조사는 남북 정상이 합의한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실질적 첫걸음으로, 공동조사가 끝남에 따라 남북은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릴 착공식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