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고려 시대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 공동 발굴에 필요한 장비의 대북 반출을 승인했습니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현지시각 16일 오후 우리 정부가 신청한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을 위한 장비의 대북 반출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기존 대북제재는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협력사업에 대해 예외적, 한시적 제재면제를 인정한 것입니다. 장비나 물품의 구체적 목록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비핵화 협상이나 인도적 사안과 관련해 주로 이뤄져 온 제재 면제가 남북 간 문화재 관련 협력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는 전원 동의로 운영돼, 제재 면제가 이뤄졌다는 것은 어떤 이사국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정부는 앞서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열고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 제재면제와 관련해 미국과 사전 협의를 거쳤습니다.

2007년 시작된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거듭했으며, 지난해 10월 8차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남북은 만월대 궁궐터 25만㎡ 중 서부건축 군 3만 3천㎡를 조사해왔으며, 이 중 만 9천㎡에서 조사를 통해 건물터 약 40동과 축대 2곳, 대형 계단 2곳, 유물 만 6천500여 점을 확인했습니다.

대북제재위는 지난달에는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위한 장비의 대북반출에 대해서도 제재 면제를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