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국회 정상화 합의가 추인받지 못한 데 대해, 한국당은 "민주당과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당은 오늘 오후 나경원 원내대표 주재로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회의를 열어, 원내대책 등을 논의했습니다.
회의 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별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 인사청문회는 적극 참여하고, 이밖에 다른 상임위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문제 많은 법안 올라오거나 할 때는 한국당 간사가 적절하게 저지하는 걸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원내대표의 지도력 문제 등을 언급한 경우가 있는데, 전적으로 오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문제를 꺼낸 적이 있지만, 이 자체를 언급한 의원엔 대해 많은 의원이 동의하지 못해서, 당 지도력이나 정국을 헤쳐나가는 부분에서는 단단하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의원총회에서) 불신임이라는 말 자체는 나왔는데 불신임 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말은 아니었고, 이것이 불신임까지 거론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 지금 여야 협상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좀 힘을 더 실어주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협상력을 좀 높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부결시켜서 협상을 다시 하게끔 하는 게 좋겠다는 차원에서 나온 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KBS와 통화에서 "어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협상 내용도 부족하고 절차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래도 원내대표가 일할 수 있도록 신임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국당의 또 다른 의원은 KBS와 통화에서 "당내 강경파에 휘둘려 두 달 넘게 국회 복귀를 못 해놓고, 합의 내용은 이를 기다린 의원들의 기대를 실망하게 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원내지도부 책임론이 터져 나오기 직전의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국립 서울현충원 무명용사의 탑에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무효가 됐기 때문에 민주당과 재협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주당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하기 위해선 합의된 국회 의사일정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의사일정도 합의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어제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원들 생각은 결국 국민 생각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선거법, 공수처법에 대한 민주당의 조금 더 진전된 제안들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회 정상화 시기를 두고는 "오늘은 당장 어렵겠다"면서도 "시간을 갖고 다시 국회를 정상 국회로 만드는 것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하고 여당도 그 부분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당 의원들의 의견을 국민의 의견이라고 생각해, 민주당이 책임 있는 여당의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황교안 대표와 국회 정상화 합의문을 최종 조율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다 논의한다"고 답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25일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의총 결정에 따라 열지 않기로 한 상임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상임위 전체회의 또는 소위회의를 개회하려고 한다"면서, "간사 의원을 중심으로 단독 회의의 부당성에 대해 강하게 대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