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호감이 있었더라도 상대방이 기습적으로 입을 맞췄다면 강제추행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무고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갖는 주체로서 언제든 그 동의를 번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상을 넘는 신체접촉에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며 원심 파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씨는 2014년 직장동료 B씨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고, 길을 걷다가 강제로 손을 잡는 등 강제추행했다며 그를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처분했고, B씨는 A씨를 무고로 고소했습니다.
재정신청까지 거쳐 A씨는 기소됐고,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이 옳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고소 내용을 허위로 보기 어렵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