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 인선과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이 자리를 함께 맡지 않을 것이라며 일각에서 거론된 '겸직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2일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함께 맡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그렇게 안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가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마이크 폼페이오에게 그것에 관해 얘기했고 그는 결정했다"고 했다. 이는 겸직 여부에 관해 논의했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와 아주 잘 지낸다"며 "우리는 많은 같은 견해를 갖고 있고 몇 가지 약간 다른 견해를 갖고 있지만, 그는 거기에 그와 함께 누군가가 있는 방안을 좋아한다. 나도 그렇다"며 안보보좌관직을 다른 인물이 맡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인선과 관련해 "우리는 15명의 후보자를 갖고 있다.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모두 그것을 몹시 원한다"며 "우리는 아마 다음 주에 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의 후임과 관련해 전날 "지난 3년간 알게 된 매우 자격이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이라며 후보군이 5명으로 압축됐다고 했지만, 이날 "적어도 10명이 더 있다"며 후보군을 15명으로 늘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그 일을 원한다"며 "도널드 트럼프와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기 때문에 그건 아주 좋다. 그리고 실제로 나와 함께 일하기는 매우 쉽다. 왜 쉬운지 아는가? 내가 모든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당신은 일할 필요가 없다"며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직하는 방안이 검토된다는 미 언론 보도에 따른 것입니다.
앞서 CNN방송은 이날 고위 당국자 및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행정부 당국자들이 볼턴 전 보좌관을 그의 라이벌이었던 폼페이오 장관으로 교체하는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교·안보의 '투톱'으로 통하는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동시에 맡는 것은 과거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전례가 있긴 하지만 상당한 '파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