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들은 다음 달 북한에서 열리는 암호 화폐 국제회의와 관련, 대북제재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달 하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인 연례보고서의 발췌자료를 인용해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들은 "북한 암호 화폐 국제회의에 참여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행사 홈페이지를 보면, '평양 블록체인·암호 화폐 콘퍼런스 2020'은 다음 달 22일부터 29일까지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열립니다.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들은 보고서 발췌문에서 북한 암호 화폐 제2차 국제회의 설명 자료들을 근거로 이번 회의가 "제재 회피와 돈세탁을 위한 명백한 토론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유엔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제재 회피에 이바지하는 금융거래나 기술이전, 서비스 제공 등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적시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이 제1차 북한 암호 화폐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인을 기소한 것을 사례로 들면서 북한 암호화폐 국제회의의 "의도된 목적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주 남부법원 대배심은 지난주 북한 암호 화폐 회의에 참여했던 암호 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를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그리피스가 1차 회의에 참석해 돈세탁과 제재 회피를 위해 암호 화폐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토론했고, 다음 달 열리는 2차 회의에 미국인들의 참석을 독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암호 화폐 회의 주최 측은 문답 형식의 안내문을 통해 참가자의 여권에 입국 기록이 남지 않도록 별도의 종이 비자를 발급할 것이라며 "미국 여권도 환영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는 지난해 8월 안보리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광범위하고 정교한 방법으로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사이버 해킹을 감행, 20억 달러(2조 3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