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경기 가평에서는 펜션이 토사에 매몰돼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평택 한 공장에 토사가 덮쳐 근로자 3명이 숨졌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세종·충남·충북, 강원·경북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충청 북부지역에는 시간당 30∼9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주요 지점 누적 강수량은 경기 안성 368.5㎜, 충북 단양 303.0㎜, 강원 철원 287.5㎜, 경북 봉화 166.5㎜, 충남 서산 122.8㎜, 서울 111.8㎜ 등입니다.
3일 오전 10시 37분께 경기 가평에 있는 펜션에서는 토사가 무너져 펜션 주인 가족과 직원 등 4명이 실종됐고, 이중 1명이 수색과정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앞서 오전 10시 27분께 가평군 청평면 한 계곡에서 1명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비슷한 시각 평택의 한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 공장의 건물 뒤편 야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가건물로 지어진 천막을 덮쳤습니다.
소방당국은 1시간여 만인 낮 12시 30분께 토사에 갇혀있던 근로자 4명을 구조했지만,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근로자들은 공장 건물 옆에 천막 등을 이용해 만들어놓은 가건물 형태의 작업장에서 작업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날 오후까지 6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를 고려하면 이번 비로 인한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토사가 유입돼 열차 운행이 중단된 중앙선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전 구간 운행을 재개했습니다.
다만 충북선은 대전에서 충주를 오가는 무궁화호 10개 열차만 운행되고, 충주와 제천 간 열차 운행은 중단된 상태입니다.
태백선 전 구간과 영동선 영주~동해 구간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강과 북한강 등 중부지역 댐들도 수위 조절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댐 수위가 계속 오르면서 방류량을 늘리자니 수위 상승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방류를 줄이자니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몰고 올 많은 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등 북한강 수계 댐들은 전날부터 수문 방류에 나섰습니다.
북한강 수계 댐 중 가장 상류에 있는 화천댐도 제한 수위(175m)가 임박한 만큼 이날 오후 8시께 올해 첫 수문 방류에 나섭니다.
화천댐 방류에 맞춰 팔당댐도 초당 1만2천t의 방류량을 1만5천t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현재 초당 1천500t의 물을 방류 중인 충주댐은 방류량을 2천t으로 늘리고, 하류와 기상 상황을 살펴 방류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계획입니다.
한강 수계 댐들의 방류량이 늘어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시내 도로 곳곳의 차량 통제 구간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대청댐도 지난달 23일부터 8년 만에 수문 6개를 모두 열고 댐 수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대청댐 방류량이 증가하면서 공주를 비롯한 금강 하류 지역 지자체들은 하천 둔치 이용자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