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정권의 온전한 계승을 표방하는 스가 요시히데(71) 총리 내각이 16일 공식 출범합니다.
집권 자민당 총재로 뽑힌 스가 전 관방장관은 16일 오후 열리는 임시국회 중·참의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지병을 이유로 물러난 아베의 뒤를 잇는 제99대 총리로 선출될 예정입니다.
현재 하원 격인 중의원은 전체 465석 중 가결 기준인 과반 선을 크게 웃도는 284석(무소속회 포함)을 자민당이 갖고 있습니다.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도 자민당이 공명당 등 연립 정파 의석을 포함할 경우 과반을 점유해 스가의 총리 선출은 굳어진 상황입니다.
스가 신임 총리는 지명선거 후에 연정 파트너인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와 회담하고서 새 내각의 각료 명단을 발표합니다.
이어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을 치른 뒤 새 내각을 정식으로 발족하게 됩니다.
스가 신임 총리는 곧바로 관저에서 첫 각의를 주재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스가 정권은 아베 정권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아베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스가 내각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거나 아베 측근들이 요직에 중용되는 것으로 조각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정권을 지난 7년 8개월 21일간 스가 신임 총리(관방장관)와 함께 지탱해온 아소 다로(79) 부총리 겸 재무상이 유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또 모테기 도시미쓰(64)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57)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64) 경제산업상, 아카바 가즈요시(62) 국토교통상, 고이즈미 신지로(39) 환경상, 니시무라 야스토시(57) 경제재생상, 하시모토 세이코(57) 올림픽상의 유임이 확정됐습니다.
총리관저의 2인자이면서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는 관방부 부장관 출신인 가토 가쓰노부(64) 후생노동상이 낙점을 받았습니다.
가토 후생상은 아베 총리의 집안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제2차 아베 내각에서 2년 10개월간 관방부장관으로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 내정자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가토 후생상을 '정권의 2인자'인 관방장관으로 기용됨에 따라 '기준 없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고노 다로(57) 방위상은 행정개혁·규제개혁 담당상으로, 다케다 료타(52) 국가공안위원장은 총무상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이에 따라 아베 내각에 몸담았던 각료 11명이 유임(8명) 또는 보직 변경(3명) 형태로 20명의 각료로 구성된 스가 내각에 그대로 눌러앉게 됐습니다.
방위상에는 2차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외무부대신을 거쳐 방위대신 정무관(차관급)과 중의원 안보위원장 등을 역임한 기시 노부오(61)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내정됐습니다.
기시 의원은 아베 총리의 남동생으로 어릴 때 외갓집에 양자로 보내져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의 성을 따라 쓰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태평양전쟁 패전일(8월 15일)에 앞서 지난달 13일,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등 극우 노선을 걸어온 인물입니다.
스가 내각에서 신설된 디지털상에는 히라이 다쿠야(62) 전 과학기술상이 발탁됐습니다.
스가 내각 각료의 파벌별 분포를 보면 자민당 총재 경선 과정에서 스가를 지지했던 호소다파 5명, 아소파 3명, 다케시타·니카이파 각 2명, 이시하라파 1명 및 무파벌 3명으로 배분됐습니다.
스가와 경쟁했던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의 기시다파에서 2명,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바파에서도 1명을 각각 등용했습니다.
연립정권을 이루는 공명당은 그대로 1자리(국토교통상)가 유지됐습니다.
앞서 스가 총리는 어제 단행한 자민당 집행 간부진 인사에서도 니카이 도시히로(81) 간사장을 유임시키는 등 아베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또 경선 라이벌이었던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의 후임으로는 시모무라 하쿠분 선거대책위원장이 임명됐습니다.
선거대책위원장에는 야마구치 다이메이 조직운동본부장이, 총무회장에는 사토 쓰토무 전 총무상이 발탁되는 등 당 간부 4명이 니카이·아소·호소다·다케시타파로 고르게 안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