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공무원이 지난 21일 실종됐습니다.
이 실종자가 이튿날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군과 관계부처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23일 "지난 21일 낮 12시 51분께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 군 첩보에 의하면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실종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이 포착돼 정밀분석 중"이라며 "관계 당국은 실종 경위, 경로 조사와 함께 북측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계 당국은 현재까지 A씨가 생존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실종자의 생존 여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면서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종 지점은 서해 소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10여km 떨어진 곳으로 추정됩니다.
실종자는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47)씨로, 실종 당일 어업지도선에서 업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배에선 A씨의 신발이 발견됐습니다. 실종 지점이 북한과 가까운 데다 선박에 신발을 벗어둔 정황 등으로 볼 때 단순 실족보다는 스스로 선박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군 당국은 A씨가 조류에 휩쓸려 의도치 않게 북측으로 넘어갔을 가능성과 함께 월북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업지도선에는 A씨를 포함해 10여명이 승선했으며, 지난 16일 출항해 25일 복귀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민들의 어로 안내 및 불법 조업 단속을 하는 어업지도원들은 어업지도선에서 통상 4시간 단위로 근무하는데, A씨는 실종 당일 이른 새벽 시간대 당직 근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간대 근무자는 통상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는데 A씨가 점심시간인 21일 오전 11시 30분께 보이지 않자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한 끝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군과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당일 오후부터 해양경찰과 해군함정, 해수부 선박, 항공기 등을 투입해 실종해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수색했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측에 사실을 확인하겠다'고 밝힌 만큼 판문점 적십자 채널이나 남북 군 통신선, 유엔사 채널 등을 통해 확인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지난 6월 북한이 대북전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남북 간 연락채널 차단을 선언한 만큼 정상 가동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실종자가 북측에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 소환을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