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반도 A to Z

클로즈업 북한

북한 해커 부대

2020-01-16

ⓒ Getty Images Bank

북한의 사이버 도발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지 시간 10일, 러시아의 사이버 보안업체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조직인 ‘라자루스(Lazarus)’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서 가상화폐를 갈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12월 자사 회원의 개인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북한 해킹 사이트를 고소했다. 

전 세계의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해킹 조직. 이들은 누구이고, 북한은 왜 해커를 양성하는지 통일교육원 정은찬 교수와 알아본다. 


1990년대부터 해커 양성

북한의 해커는 국가 차원의 군사 전력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기인 2013년 “사이버전은 핵, 미사일과 함께 인민군대의 타격 능력을 담보하는 만능의 보검”이라고 강조했다. 

해킹 공격을 중요한 안보 수단으로 여기는 북한은 군 소속 부대인 ‘적군와해공작국(적공국)’과 정찰총국, 이렇게 두 곳에서 사이버전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통제를 위한 내부 정보 수집은 군 소속 부대가, 보안 시스템을 뚫고 들어가서 비밀을 탈취하는 등의 해킹은 정찰총국이 맡고 있다.

2009년, 한국과 미국의 주요기관 35개 사이트를 해킹하며 인터넷 대란을 일으킨 ‘디도스(DDoS) 사태’도 정찰총국이 배후인 것으로 지목됐다. 북한은 사이버 전사로 불리는 해커를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서 영재 교육에 힘쓰고 있다.


초엘리트 교육 시스템으로 해커 양성 

북한은 과학 영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초엘리트 교육시스템’으로 해커를 양성한다. 이 밖에도 김일성군사학교 졸업생 중에서 수재를 선발해서 컴퓨터 관련 교과 과정을 집중적으로 교육한 뒤, 해커 부대 장교로 임명하기도 한다. 엄격한 과정을 거쳐서 해커가 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북한에서 해커는 상위 1%의 생활을 보장받고 있다. 이 같은 특혜를 받는 만큼 북한 해커들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소니 픽쳐스’ 해킹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미국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쳐스’는 2014년,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받고, 회사 컴퓨터의 70%가 파괴됐다.

2016년에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900억 원이 넘는 돈을 훔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해킹기술을 이용해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공격하고 있다.


사이버 불량 국가로 전락한 ‘북한’

2017년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북한은 가상화폐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부터 2018년 9월까지 동아시아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다섯 차례 해킹해서 5억 7천만 달러를 부정 유출했다.

러시아 보안업체가 밝힌 대로 새로운 수법을 활용한 가상화폐 유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피해 정도와 수법의 대담함, IT 업계에 미친 후폭풍 등으로 인해서 북한은 러시아, 중국, 이란과 더불어 지난 10년 새, 최악의 해킹 사건을 일으킨 ‘사이버 불량 국가’로 불린다. 그래서 미국은 2014년부터 3년간 전 세계 컴퓨터를 해킹해서 큰 피해를 끼친 박진혁 등  북한 해커 제재에 나섰다.

부정한 수단으로 외화를 획득하고,중요한 보안 정보를 탈취하고 있는 북한.사이버 영역에서 세계를 위협하는 북한의 해킹에 적극적인 대응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