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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핵시설 5곳" 언급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왔다.

그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불쑥 북핵 문제를 꺼냈다.

이는 북핵 문제가 자신의 재선가도에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핵시설 5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으로 볼 때 이는 구체적인 수치일 수도 있고, 과장된 내용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안 관련 공개 발언에서 잘못된 수치를 거론하는 일이 잦다. 

단순한 착오일 수도 있고,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북한 핵시설을 파악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노이 담판 결렬 직후에도 그 원인이 북한 비밀 핵시설 때문이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그랬던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5곳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핵시설은 영변과 풍계리 등 2곳이다.

영변은 5메가와트 원자로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우라늄농축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해 5월 외국 취재진 참관하에 폭파됐다.

그러므로 북한이 폐기하겠다고 한 핵시설 1~2곳은 영변과 풍계리 핵시설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정찰위성 등을 통해 북한 핵시설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영변 외의 장소에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올 1월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여러 곳에 분산시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전직 청와대 관리를 인용, "최소 10개소 안팎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평양근교 지하에 집중됐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우라늄 농축시설이 위치한 곳 중 하나로는 평양 외곽의 강선 단지가 거론된다.

뉴욕타임스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Kangsong'발전소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Kangson'으로 보도했다.

결국 모두 강선 단지를 지칭하는 것이다.

북한은 물론 영변 외 지역에 농축시설을 운영한다는 의혹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라늄 농축을 위한 시설은 소규모로 은닉이 용이하다.

원심분리기 750∼1천개를 1년 가동하면 고농축우라늄 약 25㎏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 정도의 시설은 600㎡ 정도의 지하 공간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북한의 감춰진 핵시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