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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북핵 대화 계기 될까?

주간 핫이슈2020-03-25

ⓒYONHAP 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에서 협조할 의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도 친서를 주고받은 바 있어 코로나19 대응을 계기로 남북미 간에 새로운 대화 분위기가 자리 잡아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역 협력

친서 전달 사실은 최근 북한의 실세로 떠오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례적으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 협력 제안은 얼마 전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대북 지원 구상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8일 라이도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반응도 일단은 부정적이지는 않다. 

김 부부장 담화는 방역 협력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 없이 양국 수뇌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두 나라 사이의 대립 관계처럼 그리 멀지 않으며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와 관련 조선신보는 이를 ‘사적인 감정’으로 규정하고 북미대화 재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김여정 제1부부장이 친서 전달 사실을 공개했다는 사실 자체가 김 위원장의 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북미 양국이 코로나19를 매개로 현 상황을 안정적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남북 정상간 친서 교환

앞서 남북 정상간에도 친서가 오간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일 코로나19에 대응 중인 한국 국민을 위로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튿날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보냈다. 이로써 양측은 남북 정상 간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서도 남북간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북한이 이에 대해 명시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친서 공개, 2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북한 내 방역 조치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긍정적인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의미와 전망

한미 양국은 정상간 전화 통화에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양국 공조를 확인했다. 한미, 북미, 남북 간의 공조와 협력의 기운이 무르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미간의 새로운 협력 분위기가 형성되면, 교착 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북핵 대화에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상 간의 신뢰가 재확인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통해 대화의 손을 내밀었고 북한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대북 제재 예외가 인정돼 북한에 의료품과 장비가 지원되고 남북 방역협력이 이뤄진다면 북핵 대화도 급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정상간 신뢰 확인이 곧 결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톱다운 방식은 여전히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