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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1년

주간 핫이슈2020-02-26

ⓒYONHAP 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바 ‘노딜’로 끝난지 1년이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분위기가 싹트고,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무르익었던 화해 무드는 사라져 버렸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얼어붙은 상태다.


하노이 ‘노딜’

지난해 하노이 회담은 그 전 해 6월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은 두 번째 만남으로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열렸다. 그러나 결과는 두 정상이 회의장을 떠나버리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며 ‘노딜’로 끝났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는 예견된 실패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미국 측은 비핵화의 최종단계를 포함한 ‘빅딜’을, 북한 측은 사실상의 선 제재해제를 각각 주장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전 실무급, 고위급 협상을 통한 절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영변 플러스 알파’를,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과 제재 해제의 교환을 각각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채 서로 등을 돌리고 말았다. 이에 따라 정상 간 담판에만 의존했던 ‘톱다운’ 방식의 한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진전 없었던 1년

이후 북한은 일방적으로 2019년 말을 시한으로 정하고 미국 측에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압박했고, 양측이 실무, 고위급 협상도 추진했었으나 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회동하는 극적인 모습이 연출됐으나, 이벤트성에 그치고 말았고, 10월 스톡홀름에서 한차례 실무협상이 열렸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후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 시험으로 추정되는 ‘중대 시험’ 실시 등 도발을 감행하면서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과 재선 도전 등 국내 문제와 이란 위기 등 현안에 몰두했고, 이에 따라 북한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상황이 계속됐다. 여기에 북한이 노골적으로 한국을 냉대하면서 남북관계도 꽁꽁 얼어붙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하노이 노딜 이후 1년은 이전의 대치상태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아무 소득 없이 흘러가 버린 것이다.


전망

당장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벽두부터 코로나19 사태가 덮쳤고, 미국은 본격 대선 국면에 접어들어 남북미 모두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국면 전환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가라앉고, 도쿄올림픽이 2018 평창올림픽과 같은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별관광, 남북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협력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 대화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은 북한이 새해 대형도발을 예고했으나, 현재까지는 잠잠하고, 미국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제재 정면 돌파를 선언, 일단 장기화에 대비한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ICBM 발사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등의 선은 넘지 않고 있고, 한국 측의 남북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결국 차기 미국 대통령의 윤곽이 드러나야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