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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권 넘겼다? 김정은 ‘위임통치’

주간 핫이슈2020-08-26

ⓒYONHAP News

국가정보원은 2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으로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국정원이 이날 정보위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국정원 보고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이 사실상 2인자이지만, 후계자를 결정하거나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김 부부장 한 사람에게만 다 위임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남·대미 정책 등 전반적으로 폭넓은 위임을 받았고, 경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가 권한을 조금 위임받았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군사 분야에서는 당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된 것으로 전해졌다


분석

국정원은 그 배경으로 2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통치 스트레스다. 김 위원장이 9년간 통치하면서 통치스트레스가 많이 높아졌으므로 그것을 줄이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정책 실패 시 리스크를 분산하는 차원이다. 즉 피위임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근본적으로는 9년간 통치하면서 갖게 된 자신감의 발로”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전쟁 억지력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대미 협상라인을 구성하는 등 대미 문제에서 강온 양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또 “영변 5㎿ 원자로는 가동 중단 상태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군 하계훈련량도 25∼6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풍계리, 동창리에 특이 동향은 없는데 신포조선소는 다른 것 같다”며 “신포조선소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여야 간사는 “위임통치는 북한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고, 국정원에서 만든 용어”라고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경두 국방장관의 분석

정경두 국방장관도 같은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정 장관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핵심 권력기관인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김 부부장이 실질적으로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가”라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김정은의 당정국에 대한 유일 영도체제는 변함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장관은 김여정이 남북군사합의서를 파기하고 국지적 무력 군사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과 관련, “특이 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도발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나”라는 질의에는 “네”라고 답변했다.

이로써 최근 김정은 건강이상설, 북한 내부 권력 이상설 등에 대해 정부가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