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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일만에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북한의 의도

2020-03-05

© YONHAP News

북한이 지난 2일 오후 12시 37분경, 20초 간격으로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습니다. 비행거리는 240km, 고도는 35km로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상으로 쏘아 올렸는데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지난해 11월28일 이른바 ‘초대형 방사포’ 연발 사격시험 이후로 95일 만인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달 28일 실시한 합동타격훈련의 연장선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입니다. 


<이종훈. 남> 북측의 훈련상황에 대해서는 합동참모본부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맥락으로 설명을 내놓고 있는 거 같습니다. 북측 또한 흔히 해오던 훈련의 한 일환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발용으로 한 게 아니고 흔히 하던 훈련을 계속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거죠. 이번 훈련 같은 경우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기도 했고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무기도 방사포라든가 단거리 미사일이라든가 그런 것들 위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건 미국을 겨냥한 훈련이라기 보다는 사실은 남한을 겨냥한 훈련이라는 측면도 강한, 그런 성격의 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일종의 정례 훈련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훈련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미국을 향한 경고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하노이 노딜’ 1주년이 지났지만 미국은 새 협상안을 내놓지 않고 있고, 북한 입장에서는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고착화된 북미 상황에 변화를 주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나아가, 코로나19 여파로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의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이종훈. 남> 사실 미국을 좀 더 자극하려면 장거리 미사일이라든지 잠수함 발사, SLBM 같은 것, 또는 지난해 연말에 했듯이 동창리 엔진 시험이나 이런 것들이 더 직접적으로 미국에 메시지를 주는 군사 행동이 될텐 데요. 그런 것 같은 경우에는 준비도 많이 필요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겠죠. 그런 상황속에서 단거리 미사일 내지는 방사포를 통해서라도 지금 미국에 대해 약간의 저강도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는게 아니냐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고, 실제로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북한은 실무협상을 빨리 하고 3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했을텐데, 그것이 생각만큼 진행이 안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좀 자극하는 그런 카드로 활용 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별로 개의치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3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미국 본토를 겨냥한 중대 위협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으로, 대미 압박용으로 터뜨리는 북한의 발사에는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에 크게 반응하는 것이 미 대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상황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로 보입니다.


<이종훈. 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관계를 그렇게 절실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최근 미국에서 많이 나오고 있어요. 왜냐하면 모두 아시다시피 이란이 핵무기를 다시 개발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것들은 많이 해결이 됐죠. 미중 무역전쟁 같은 경우에도 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탄핵 문제도 해결이 돼 버렸어요. 그런 상태에서는 지금 재선 가도에 (북한에 대해 반응하는 것은) 영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북한과 관계개선을 급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미국에서 보도가 나오고 있고,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아요. 이건 뒤집어 얘기하자면 북한 입장에서는 그만큼 초조할 수 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뭔가 약간씩 도발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도발은 대내 메시지용이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립니다. 북한은 3월이면 한미연합훈련을 핑계 삼아 크고 작은 무력 도발을 해왔지만, 올해는 한미훈련이 사실상 취소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주민 7000여명을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요를 관리하고 내부 체제 단속을 위해 외부 도발에 나섰다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 또한 북한의 이번 발사체가 전략무기이거나 위협적인 신무기라면 미국 등 국제사회를 겨냥한 대외 협상용으로 볼 수 있지만, 단거리 발사체라는 점을 봤을 때, 군 사기를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이 제재와 경제난 속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종훈. 남> 북한의 경제난도 최근들어 심화되고 민심이 흉흉해 지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히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도발 카드를 내밀지 모른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 훈련을 참관하고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그런 것으로 봐서는 김정은 의원장이 내가 아직 건재하다, 이런 것을 북한 주민에게 보여주면서 역시 군사적으로도 시위를 해서 정권이 비교적 강건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도 최근에 개최한 것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일종의 군기 잡기 차원에서 그런 회의도 개최하고 인적 쇄신도 나름대로 해서 지금의 기강을 다잡는 수순도 함께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이번 도발로 인한 가장 큰 타격은 우리 정부가 받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간 ‘보건분야 협력’과   ‘감염병 확산 공동대응’ 등을 제안하자마자 북한이 하루 만에 도발을 한 것은 남북 대화의 선 긋기를 재확인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청와대의 북한 발사체 우려 표명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3일 담화를 내고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며 맹비난을 쏟아 냈는데요.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라"면서 이 훈련에 대해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것은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종훈. 남> 민망한 표현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청와대를 맹비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대목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어요. 청와대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얘기도 했거든요. 핵심 내용은 남한도 F35 같은 전투기를 비롯해 전략 무기를 구입하고 훈련도 실시하면서 왜 우리가 하는 훈련을 가지고 문제 삼는거냐, 우리도 자위 차원에서 훈련할 수 있는거고 이번에도 그런 차원에서 한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도발을 하면서도 피해갈 것은 피해가면서도 협상주도력을 끌어 올리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안나서고 김여정 부부장이 나선 부분도 눈길을 끕니다. 이것 역시 우리 정부를 좀 더 자극하는 의미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향후 또 있을지 모를 도발 행동입니다.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앞으로의 강도 높은 도발의 예고편이 될 수도 있다는 데 우려가 큽니다. 

'코로나 19' 확산과 북미협상 교착 국면에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무리수를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2015부터 3년간 합동 타격훈련을 했지만, 2018, 2019년은 건너뛰었습니다. 3년 만에 합동 타격훈련을 다시 진행한 것은 앞으로 군사적 긴장을 높여가겠다는 북한의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종훈. 남>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했던 새로운 전략무기, 이런 것들이 선을 보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여지도 남아 있고요. 단순히 이런 방사포라든가 지대지 미사일 정도가 아니고 새로운 ICMB이나 SLBM 같은 것을 선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가장 우려가 되는 대목이고, 미국도 그래서 더욱더 긴장하면서 정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마 미국 쪽에서 북한의 어떤 요구에 대해 반응이 계속 안나오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여러 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북한도 가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 대선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줄 것 같지 않고 뭔가 추가 도발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는 남북협력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흔들림 없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3일, '2020년도 통일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기존 틀을 벗어난 발상으로 남북관계 운신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놨는데요.

석 달여 만에 재개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우리 정부를 겨냥한 메시지일지, 추가 도발의 신호탄일지, 아니면 '코로나 19'와 경제난으로 어수선해진 내부 결속을 위한 움직임일지, 앞으로의 북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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