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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보고한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통치

2020-08-27

ⓒ YONHAP News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른바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는 국정원의 보고가 있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 일부를 위임했다고 밝혔는데요.

가장 큰 권한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김 부부장이 현재에도 대남, 대미정책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는 만큼 공식적인 위상도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같은 분석에 대해 “김여정은 사실상 2인자”라고 인정하면서도 “후계자 통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국정원 보고 내용을 최영일 평론가로부터 자세히 들어봅니다.


<최영일. 남> 북한내에서 이례적으로, 기존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역할분담 또는 권한위임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주로 대미, 대남 정책 부분에 있어서 총괄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외교정책의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나 위치상의 문제가 생겨서 후계구도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 국정원 분석입니다.  그 외에도 최부일 부장이라고 하는 군사 전문가 하구요, 당 내에도 군사 중앙위원회가 있는데 이쪽으로도 권한이 일부 위임돼 있다라고 이야기가 됐고요. 경제분야는 북한에도 내각 총리가 있는데 김덕훈 내각총리, 그리고 또 박봉주 당 부위원장 같은 경우가 권한을 일부 위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서, 기업으로 친다면 임원들이 본부장이 역할을 하면서 최종 의사 결정권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밑에 실무 조직들의 사이를 관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시스템 통치로 북한이 변하고 있는 과도기가 아닌가 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 편, 국가정보원이 언급한 ‘위임 통치’라는 용어를 두고 적절성에 논란이 일었습니다. 

위임통치는 북측에서 언급한 말이 아니라 우리 국정원이 붙인 용어인데요, 수령이 당보다 우위에 있는 북한에서 ‘위임통치’를 한다는 것은, 1인 독재체제 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김여정 부부장이 일부 권한을 분담받긴 했지만 통치에 직접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며 위임 통치가 아닌, 역할 분담, 권한 분산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영일. 남> 국회 정보위에서 국정원의 업무보고를 비공개로 받고 여야 간사들이 나와서 기자 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속보에 위임 통치 라는 다소 좀 무거운 표현이 등장해서 무슨 일이 있는 것 아닌가, 혹은 또 급변사태 아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 아닌가 하는 구구한 해석들이 나왔던 게 문제인데요. 북한 매체에서는 위임 통치라는 말이 등장한 적도 없고, 이것은 상당히 무게감이 있고 위험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말입니다. 사실상 권한을 넘긴 것으로 오해될 수 있는 왜곡의 여지가 있거든요. 정보위 업무보고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그 표현을 썼기 때문에 그 표현을 굳이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전언이 됐고요. 그래서 위임 통치하는 표현보다는 ‘역할분담’이라든가 ‘권한분산’ 정도로 이해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를 맡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0일, 국정원 보고사항을 공개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권한을 이양한 첫번째 이유로 통치 스트레스를 꼽았습니다. 하 의원은 " 9년 동안 통치하면서 통치 스트레스가 높아져서 줄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혼자서 직접 관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폭음, 폭식, 흡연으로 인해 건강에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최영일. 남>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인물 자체가 워낙 많은 문제들을 끌어안고 혼자 의사결정을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는 구조이다 보니까 지금 통치 9년차가 됐는데 상당히 스트레스가 있지 않겠느냐? 그리고 건강도 젊은 나이에 비하면 좋지 않은 것 같다. 과도한 음주, 과도한 흡연,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스트레스라는 말이 조금은 건강과 연결되는 표현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 북한발 매체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정보기관과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썩 좋은 건강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요. 그리고 가족력이 있을 수 있는 위험성도 의학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서 후계 구도는 아니다라고 얘기 했지만, 유사시에 북한의 통치 구조를 조금은 더 안정화 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 권한을 분산하고 역할 책임을 여러 분야로 좀 나눈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권한을 위임한 또 다른 이유로 북한 주민들의 생계가 심각해졌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 장기화로 외화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등 경제력에 타격을 입고 있는 점을 들며 이번 위임 통치는 향후 김 위원장에게 쏟아지는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덜기 위함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국정원의 보고가 있던 하루 전 날, 김정은 위원장은 당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경제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실패를 시인하고 오는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경제발전 전략 실패를 자인한 것은 김일석 주석 시절인 1993년 이후 처음입니다. 


<최영일. 남> 북한의 수령 체제는, 수령이 지시한 것은 반드시 성과를 초과 달성해야 하고 수령이 지시한 것은 틀렸다 달라고 번복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목표로 삼았던 경제지표가 달성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경제상황이 지금 굉장히 안 좋아지고 최근에는 수해, 코로나19 방역, 거기다가 또 태풍 등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비상체제를 이루고 있는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계획에 목표 달성에 대한 책임을 분산 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런 해석이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정책 실패(인정)은 상당히 솔직한 모습이다라고 하는 놀라움도 나오고 있고요. 경제정책 실패라고 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상당히 무거운 책임을 끌어안는 것이긴 하지만 책임을 분산 시킨다 하더라도 최종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봐야 할 것 같고요, 이러한 경제정책 실패를 이례적으로 인정한 모습을 두고 전문가들 다수는 오히려 이것은 통치 구조가 안정화 됐기 때문에 그 자신감의 반로로 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영일 평론가의 설명대로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이양은, 김정은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9년간의 통치 경험을 통해 권력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자신의 권한을 측근에게 나눠줬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국정운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판단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간부들에 대한 신뢰가 쌓인 측면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선대와는 달리 당을 중심에 두고 정상국가다운 통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세 명이었던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최근 김덕훈과 리병철을 추가해 다섯명으로 늘렸는데 당 전원회의에서 공개된 사진을 보면 단상에 다섯명이 나란히 앉음으로써 김 위원장이 여러 사람이 함께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남> 김정은 위원장의 지금 통치 권력 구조는 굉장히 공고해 졌고 부동의 상황이 됐기 때문에 당이나 정치나 혹은 군사 문제에 대해서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해도 결국 최종적인 의사결정 권한이나 지휘권을 넘기는 건 아니거든요. 지난 6월 초부터 김여정 제1부부장의 명의로 성명이 나오고 또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이 폭파되는 장면까지 연출된 상황을 보면서 김여정 제 1부부장 독단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조차도 어찌 보면 굿 캅, 배드 캅 역할, 롤 플레이처럼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이 역할을 분담 시켰을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습니다, 이러한 흐름으로 봐서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은 확고하다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또 전문가들이 덧붙이고 있는 것은 이런 시스템 통치를 강화하고 구조해 나가는 과정은 북한이 과거에 한 사람의 기분과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서 국가 체제가 이뤄져 오던 위험성을 보다 더 정상국가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바람직한 쪽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하는 이야기들도 중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일부 측근들에게 역할분담을 한 것을 두고, 북한이 1인 중심의 통치 체제에서 당 중심의 통치 행태로 변화해 가는 기류 속에서 대남 관계에도 보다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는데요, 권한을 분산한 북한의 통치 형태 변화는 남북관계에서 안전판 구실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6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관계 긴장을 고조시켰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려 고비를 넘긴 바가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 분담을 통한 북한의 통치 구도 변화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영일. 남> 남북관계는 오히려 장점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그동안 탑다운 방식으로 정상 간에 만나서 북핵 문제를 풀면서 북한의 개방을 시도한 노력을 했습니다만 아직까지 교착 국면에서 성과가 없는 상황인데요. 탑다운으로만 이뤄지다 보니까 실무자들의 권한이 없었던 것이죠. 그들이 권한이 분산되고 분야별 실무접촉들이 채널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외교부라든가 경제를 담당하는 기재부,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를 주도하는 통일부 등 여러 부처 별로 북한의 협력 관계, 소통 관계들이 더 실무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봐야겠습니다. 가장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 실무선에서 남북 간에 혹은 북미 간의 이러한 채널별 접촉을 통한 실무안을 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커졌고, 접촉의 기회도 더 넓어지고 다변화, 다양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는 과정은 무엇보다도 장점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으로 관측할 수 있겠습니다.


북한이 1인 독재체제 이미지에서 벗어나면, ‘예측 불가 국가’라는 국제사회의 부정적 평가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는만큼, 북한의 통치 형태 개편은 당국 시스템의 수준을 높여가는 흐름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통치 형태 변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해, 협상 상대 조정 등과 같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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