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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신임외교부 장관이 한미, 북미관계를 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

2021-02-18

ⓒ Getty Images Bank

하노이 노딜 이후 공전 중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의 등장으로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습니다. 

정 장관은 지난 9일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정 장관 앞에 놓인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새롭게 들어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미 간에 산적한 현안을 잘 풀어가야 하는데요,

일단 우리 정부가 그에 거는 기대감이 적지 않습니다. 

30년 넘게 외교전선에 뛴 정통 외교관 출신이면서, 

미국통으로 꼽히고, 

또한 통상 전문가로도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시사평론가 이종훈 박사의 설명입니다. 


<이종훈> 외교부 장관 후보자 지명 당시 청와대 설명이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뭐라고 설명을 했냐면, 평생을 외교안보 분야에 헌신한 최고 전문가다.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신남방 신북방 정책도 확실히 정착 발전시키는 등 우리의 외교 지평과 위상을 한단계 올려 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당히 기대감이 크다라고 얘기 했는데요 사실 정 장관 같은 경우에는 워낙 통상 전문가입니다. 세계무역기구에서 지적재산권 협상 그룹 의장도 역임 했었거든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또 안보실장을 역임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두루 두루 상당히 경험이 많은 외교 안보 통상 전문가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특징이라고 한다면 전문 외교관 특유의 유연함 이런 게 상당히 강점이죠.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 외교팀 하고도 합을 잘 맞출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에게 지난 15일,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삼 당부 말씀이 필요 없다”면서 정 장관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눈에 띄는 발언이 나왔는데요,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주어진 시간 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진 말라고 당부 드리고 싶다. 

차근차근 접근해 주시기 바란다” 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미 대화를 재개하려면, 

한미 간 의사소통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고 임기도 1년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언급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종훈>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 당시 가능하면 조기에 한미 정상간 교류를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시키고 싶다 이렇게 언급을 하기도 했고요. 지난 4일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전화 회담 당시에도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의용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는 서두르지 말라, 이런 얘기를 한 그런 이유는 과연 뭐냐 하는 거죠.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가 아직까지는 대북정책에 대해 확고히 어떤 방향성을 정립을 못한 상황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우리가 서두른다고 해서 뭔가 성과가 단기간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거죠. 그런 점을 염두에 둔 그런 언급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한미 간엔 아직 대북정책 조율에 속도가 나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미 정부가 국무부를 중심으로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재검토에 착수한 상황에서 우리 측 견해와 '온도차'가 느껴지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고,

또한 미국 의회조사국은 바이든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대북 정책을 놓고 갈등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습니다. 


<이종훈> 한미 정상이 지난 4일 통화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언급을 했죠. 한국과의 같은 입장이 중요하다, 같은 입장을 강조한 이유가 무엇이냐, 뒤집어 얘기하면 한미 간에 접근법의 차이가 있다, 이런 걸 지적한 것 아니냐라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 것이고요. 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 국회 인사 청문회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사가 아직 있다,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무부가 곧바로 반박성 논평을 내놨어요. 북한은 여전히 핵개발 의지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해서 정의용 장관의 발언을 반박한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한미 관련해서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는 것을 선호해 양국간 주기적인 긴장감이 있었다, 그러면서 이런 분위기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전망을 내놨던 말이에요.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생각보다는 속도를 안 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 오히려 뭔가 성과가 안 나올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일 공조' 압박도 거셉니다.

지난 11일 미 국무부는 “일본과 한국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동맹 간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또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의 전화통화 소식을 전하면서 블링컨 장관이 정의용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지속적인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미국의 요구 속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의 외교부 장관 교체에도 불구하고 양국관계는 달라질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정의용'호가 출범함에 따라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위안부 판결 등으로 꼬인 한일 갈등의 매듭을 어떻게 풀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종훈> 지금 바이든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동맹들과 관계를 굉장히 중시한다는 말이에요. 한일 간의 갈등이 이어지는 것은 굉장히 미국 정부로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그런 변수인거죠. 그래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나설 것으로 보이고요. 조금 전에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 얘기를 했습니다만 2018년 이래 지금 한일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라고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게 한미일 정책 조율을 상당히 약화시키고 있다고 언급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부가 현 국면에서는 어찌됐건 입장도 내고, 우리 내부에서 안을 만들어서 일본하고 다시 협상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한데, 이것 역시 정의용 장관이 풀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중요한 열쇠인 미중간의 패권경쟁도 정 장관이 분석해야 할 과젭니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 이어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을 포함해 대중 외교를 지혜롭게 풀어가야 할텐데요, 

지난 9일 임기를 시작하며 서울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의용 장관은,

중국을 압박하는 쿼드, 

즉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참여 안보협의체 가입 문제에 대해 

“어떤 지역협력이라도 그 협력체가 투명하고 포용적이고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것이면 협력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미중 사이에 선택지가 좁아지는 상황이지만 전략적 외교를 통해 한국의 외교의 공간을 넓혀가는 것이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종훈> 미국이 반중 전선 형성에 열심이죠. 그래서 CPTPP,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거기에 우리 정부에게 참여하라고 얘기하고 있고, 쿼드, 미국 중심으로 해서 일본, 호주, 인도 등이 참여한 안보협의체 거기에도 참여하라고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두 곳 데는 참여를 아직 안 하고 있어요. 반면 중국이 주도한 RCEP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에는 우리가 참여했던 말이에요. 그러니까 객관적으로는 우리 정부가 중국의 치중돼 있다는 이미지를 미국으로서는 가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쿼드 관련해서도 정의영 장관의 발언 내용을 보건데, 당장 참여할 의사는 없다는 것처럼 이렇게 비치기도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제는 뭔가 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제 생각에는 양쪽 다 가입을 다 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결국 갈 수밖에 없고, 어차피 그렇게 방향성을 잡았으면 빨리 결정하는 것이 미국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 편, 한미연합훈련이 3월 둘째 주 시작돼 9일간 진행될 전망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변수는 있지만 연합훈련의 대체적인 시기와 기간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서 북한의 움직임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북한이 한·미 연합 훈련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반대하는 상황이다보니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북미, 남북 관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종훈> 이번 3월 한미연합훈련은 애매한 훈련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물론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쪽에서 증원 인력을 데려오는 것이 어려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또 우리 정부로서는 좀 북한도 의식을 해야 하는 그런 측면이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규모도 축소되고 기간도 축소돼 버렸어요. 이런식으로 해서 훈련이 되겠느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죠. 그래서 훈련 효과도 별로 없는데 북한에서 보기에는 우리 요구에도 불구하고 한미훈련 계속하네? 이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결과적으로 미국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북한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그래서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치는 상황으로 가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너무 북한에 끌려가 듯이 북한 눈치만 보듯이 이런 식으로 가서는 한미 간의 갈등도 갈등이지만 남북한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그렇게 좋은 카드는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가 기존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정의용 장관이 넘어야 할 굵직한 과제가 너무도 많습니다. 

싱가포르 북미 합의를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를 희망하는 우리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북미 협상 성과에 회의적인 바이든 행정부 사이에 견해차가 있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데요,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의 주된 당사국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우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 긴밀히 조율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