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이란 말 그대로 가슴이 꽉 조이는 듯 답답해지고 아픈 증상을 말한다. 달리기를 좀 무리하게 하면 다리에 쥐가 나는 것처럼, 쉴새없이 움직이고 있는 심장도 공급되는 피가 부족해지면 쥐가나며 마비가 오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마치 소화가 안되는 것처럼 거북하고 답답한 증상이 가슴에 생기기도 하고 어깨나 팔, 목, 턱, 등 쪽으로 이런 통증이 퍼져나가기도 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데, 관상동맥이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일컫는 말이다. 이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생기면 혈관이 좁아져서 피가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 협심증이다. 협심증이 심해지면 심근경색이라는 병이 생겨 갑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게 되므로 매우 중요하고 위험한 병이다.
물론 가슴이 답답하고 통증이 생긴다고 모두 다 협심증은 아니다. 폐에 병이 생기거나, 위염이나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같은 소화기 질환, 불안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신경정신과적 문제도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이런 가슴통증이 생기면 혹시나 협심증이 생겼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반드시 의사의 자세한 진찰을 받아보아야 한다.
협심증의 세가지 형태
가장 흔한 것은 안정형 협심증이라는 것인데, 평상시에는 아무 증상이 없지만 계단을 올라가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면서 심장이 힘들어질 때 가슴통증이 생기고 이런 때에 가만히 앉아 쉬거나 약을 먹으면 2-3분내에 통증이 사라진다. 심장혈관이 좁아져 있다고 하더라도 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는 그런대로 피가 통하기 때문에 괜찮지만, 계단이나 비탈을 올라가거나 달리기 같은 운동을 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액순환을 통하여 산소가 많이 필요해지는데, 좁아진 혈관 때문에 충분히 혈액공급이 되지 않아서 마비증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운동 이외에도 스트레스가 생겨 신경을 많이 쓰거나 갑자기 덥거나 추워질 때, 식사를 너무 과식했을 때, 담배를 피울 때에도 생길 수 있다.
두 번째는 불안정성 협심증인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증상으로 운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생길 수 있고, 쉬거나 약을 먹어도 아픈 증상이 없어지지 않으며 응급조치를 하지않고 방치하면 심장마비가 생겨 사망할 수도 있다. 불안정성 협심증이 생기는 이유는 동맥경화가 생긴 부분에서 떨어져 나온 굳어진 핏덩어리가 관상동맥을 막아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 불안정성 협심증은 노인분들에게 더 잘 생긴다.
세 번째는 변형 협심증인데, 한밤중에 자고 있을 때(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도 심한 가슴통증이 생기지만 약을 먹으면 회복이 된다. 변형 협심증은 관상동맥 혈관이 경련을 일으켜 혈관을 더욱 좁히기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동맥경화가 없는 사람도 변형 협심증은 생길 수 있다. 변형 협심증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심한 신경을 쓰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혈액순환에 지장을 주는 약을 먹었을 때에도 생길 수 있다.
협심증의 증상
가슴의 통증과 불쾌감이 주된 증상이다. 특히 숨이 갑갑할 정도로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나 답답함과 함께 쥐어짜는 느낌이며 곧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냥 소화가 안되는 것같이 가슴께가 답답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주로 가슴 한가운데 부분에서 시작하고 잘 생기지만 팔이나 어깨 목, 등쪽으로 통증이 퍼지기도 한다. 메슥거리거나 피로감, 숨찬 증상, 진땀, 어지러운 느낌, 전신에 기운이 빠지는 기분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안전형 협심증은 주로 운동을 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가만히 앉아 쉬면 대개 5분이내에 좋아진다. 그러나 불안정성 협심증은 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더 많고, 특히 밤중에 자다가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안정형 협십증보다 증상이 심하고 더 오래가서 30분 이상 지속될 수 있고, 가만히 쉬고 있거나 협심증 약을 먹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그대로 두면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즉시 119를 불러서 응급실로 달려가야 한다. 변형성 협심증도 쉬고 있거나 밤중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심하지만 협심증 약을 먹으면 금방 증상이 좋아진다.
협심증의 진단
자세한 증상과 진찰소견으로 어느 정도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보다 자세한 진단은 심전도 검사 특히, 운동부하 심전도 검사를 하여 내릴 수 있다. 그냥 심전도 검사로는 통증이 없을 때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심장초음파 검사나 동위원소 심장스캔 같은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보다 더 정확한 검사는 심장혈관조영술이라는 검사인데, 이것은 얇은 관을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찔러넣어 심장혈관이 좁아진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물론 그 외에도 혈액검사를 통하여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나 혈당, 심장과 관련된 효소수치를 확인하여야 한다.
협심증의 치료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예방약과 함께 스스로 협심증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협심증과 가장 관련이 큰 것은 흡연,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비만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없애려고 노력하여야 한다. 즉, 고쳐야 할 생활습관으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고, 심한 운동을 삼가고 과식을 피해야 하며,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며, 비만하다면 살을 빼야 한다. 협심증 예방약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질산제제인데, 이 중에서도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약은 혹시 가슴통증이 생긴 경우 즉시 이 약을 (알약이면) 혀밑에 넣거나 (분무형 약이면) 입안에 뿌리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지면서 금방 증상이 좋아진다. 질산제제 외에도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 등이 흔히 쓰이는 약들이다. 또한 더 이상 관상동맥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콜레스테롤 치료제와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 등)을 함께 복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처럼 약물복용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적은 분들은 좁아진 관상동맥을 넓혀주기 위한 혈관확장술을 받거나 심장혈관대체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심장혈관 수술을 받고나면 더 이상 관상동맥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또한 심장이 더 튼튼해질 수 있도록 심장재활 훈련도 받아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