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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폭력의 문제를 시(詩)로 증언… 에밀리 정민 윤 시인

#글로벌 코리안 l 2020-09-18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에밀리 정민 윤 작가

영시로 위안부 증언한 재미 시인 ‘에밀리 정민 윤’ 

미국 문단의 주목을 받으면 데뷔한 젊은 시인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시로 담아내고 나아가서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과 편견, 폭력의 문제를 사실적이면서도 비범한 문체로 풀어내고 있는 에밀리 정민 윤. 지난 2018년 영어로 쓴 작품이 출간될 당시 마음을 사로잡은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시선을 모은 바 있고, 최근 우리 말로 번역돼 더 많은 독자를 만나고 있다.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에밀리 정민 윤을 만나본다. 


시로 쓴 위안부 역사,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번역 출간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은 에밀리 정민 윤 작가가 이민자 여성 시인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해 전 세계 여성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 쓴 시를 엮은 책이다. 2018년 'A Cruelty Special to Our Species'라는 제목으로 미국 메이저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에서 출간했던 작품을 뒤늦게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미국 출간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작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고 평했다고 한다. 

윤 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현지에서 주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잘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유색 인종의 동료 시인들과 함께 우리의 훼손되거나 삭제되고 잊혀가는 이야기를 어떻게 공유할 수 있을지 많이 이야기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군 성노예 제도에 대한 논문을 준비했고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시를 쓰게 됐다. 


현대 여성이 겪는 아픔까지 돌아보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현대 여성이 겪는 다양한 폭력과 차별, 억압에 대한 목소리로 읽어주길 바란다”고 전하는 에밀리 윤 작가. 단순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국한한 게 아니라 인간의 폭력적 측면을 부각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앞으로 ‘조금 더 사랑에 관해 쓰고 싶다’는 에밀리 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고, 당분간 서울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대학원 박사 논문을 마칠 예정이다. 


 진 경 팽


 어머니와 목화를 따고 있는데 

 일본 헌병 둘이 지나갔다

          어머니가 나더러 바짝 엎드리라고 했지만

 그들이           나를 발견했고

 어머니를 발로 찼고

          나를 배에 태웠다          그다음에는 더 큰 배에

 배가 대만 키나리야마 근처에 도착했고

          그곳에는 원숭이와 뱀이 많았다

          감자도, 고구마도, 토란도

 이들 군인에게는 쉰 명의 여자도 충분하지 않았다

 ........................


 나는 열네 살에서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위안부’였고

 나는 열이 났고          나는 불임이 되었고

 나는 내 죽은 남편의          아이들을 기억한다

 나는 괜찮았던 끼니를 기억한다          나는 혼자다

 ......................


 - “증언들” 연작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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