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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의 민들레꽃 - 박완서

2021-02-16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우리 아파트 칠층 베란다에서

할머니가 떨어져서 돌아가셨습니다.

실수로 떨어지신 게 아니라 일부터 떨어지셨다니까

할머니는 자살을 하신 것입니다.

이런 일이 벌써 두 번째입니다.



<옥상의 민들레꽃>은 197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박완서 작가가 어른들을 위해 지은 동화인데요,

할머니 두 분의 자살 이야기가 그 시작입니다.



# 인터뷰. 전소영 문학평론가

작중에서 노인들을 유일하게 이해하는 존재가 바로 주인공인 나인데, 나도 한때 가족 안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 경험은 어린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고 나는 아주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면서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겨우 한 줌의 흙에 뿌리를 내린 민들레 꽃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이 발견의 풍경이 참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데요. 그 꽃이 살아남아서 달빛 아래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빛나고 아이는 그 꽃으로부터 삶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가만히 건네받습니다.



나는 베란다에서 떨어져 목숨을 끊고 싶은 생각을

맨 마지막으로 막아줄 수 있는 게

쇠창살이 아니라 민들레꽃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할머니가 살고 싶지 않아진 게

세월을 거꾸로 흐르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니란 걸 알고 있습니다.


둘 다 상상이나 남에게 들어서 알고 있는게 아니라

스스로 겪어서 알고 있는 거기 때문에 확실합니다.


나는 어른이 되려면 아직아직 먼 어린 사람인데도

살고 싶지 않았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나는 그것을 말하고 싶은 걸 참을 수 없어

쇠사슬처럼 단단하게 나를 껴안은 엄마의 팔에서 드디어 벗어났습니다.




작가 박완서 (1931.10.20. 경기도 개풍~2011.1.22 )

           :  등단-1970. 장편소설 「나목」

              대표작 -「세모」(1970) 「조그만 체험기」(1975)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등 다수

              수상-2011 금관문화훈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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