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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K 배터리 극적 합의…배경과 향후 과제는?

#이 주의 초점 l 2021-04-19

ⓒ YONHAP News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분쟁이 713일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1일 두 회사는 배터리 분쟁 종식 합의문을 공동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부터 진행된 양사의 모든 소송도 마무리 됐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ITC는 두 회사의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 측의 손을 들어주며 SK에 대한 제재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공장이 지어지고 있는 미국 조지아 주에선 일자리 등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연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는 중 거부권 시한을 불과 하루 앞두고 두 회사가 극적인 합의를 이룬 것이다. 

LG와 SK는 향후 10년간 휴전 선언에도 합의해 한국 배터리 기업이 해외 사업을 확장해 나갈 원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극적인 합의 배경과 향후 K-배터리가 풀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연구위원과 알아본다. 


LG-SK, 배터리 분쟁 극적 타결…10년 간 휴전 선언         

막판까지도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거부권 방어에 주력했던 SK와 LG다. 그런 두 회사가 거부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합의로 SK에 대한 ITC의 '미국 내 배터리 10년간 수입금지' 제재가 무효가 되면서 SK는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 포드와 폭스바겐 공장에 배터리를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 5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혔던 LG에너지솔루션 또한 SK이노베이션에서 받은 2조원의 합의금으로 신규 투자의 부담을 덜었다. 또한 그간 치열한 싸움을 이어온 두 회사가 향후 10년간 휴전에 합의한 만큼 최근 급변하는 배터리 시장의 기술 발전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점도 반갑게 다가온다. 

  

바이든 美 대통령 “美 근로자와 자동차 산업의 승리”      

두 회사는 극적인 합의로 더 이상의 출혈을 피했지만 그간의 타격도 적지 않다.

소송과 로비에 쓴 비용이 적게는 수 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투자 계획도 혼선을 빚었다. 국내 기업의 소모전 속에 한국 배터리의 위상마저 위협받았다. 올 들어 중국 CATL은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또 유럽 자동차업계는 한국산 대신 자체 생산 배터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는 LG와 SK 분쟁으로 한국산 배터리의 공급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향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이다. 그렇지만 이번 합의로 K-배터리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로 합의 발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2조원 낸다는데 치솟은 주가, 시장의 기대감 반영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500억 달러에서 2025년 1600억 달러로 성장해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도 뛰어넘을 전망이다. 그동안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자칫 중국과 일본, 유럽만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란 우려가 컸다. 이번 합의로 K-배터리 산업이 다시 뛸 계기가 마련됐다.

'소송리스크'를 떨친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1·2 공장에 이어 오는 2025년까지 24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 70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고,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오는 2025년까지 최소 2곳의 신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미국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25%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송 리스크 사라진 LG-SK, 대규모 선제적 투자 예고

역대 영업비밀 침해분쟁 가운데 최고 배상액인 합의금 2조원의 지급 방식과 기한도 관심을 모았다. SK가 현금 1조원을 연간 5천억 원씩 2년에 걸쳐 LG에 지급하고 로열티 1조원은 수년간 나눠서 지급될 예정이라 당장 두 회사의 경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번 두 회사의 분쟁으로 높아진 지적재산권 보호의식이 향후 미래 산업에서 큰 공부가 됐고, 장기적으로 한국 산업계에 득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LG·SK ‘배터리 소송’… 2조원 ‘지재권 보호’ 학습 기회    

글로벌 산업 지형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기업들과 정부가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끼리의 극한 분쟁은 경쟁국과 기업에게만 이롭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LG와 SK의 합의가 K-배터리 산업의 재도약과 국가적 차원의 배터리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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