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WAVE.TALK
박테리아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센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더.웨이브.톡(THE.WAVE.TALK)'를 만나본다.
물속 나쁜 미생물 다 찾아내는 기업
박테리아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현미경으로 관찰되고 특성이 연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매년 6억 명이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있다.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방법도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이런 현실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이 2017년 설립된 '더.웨이브.톡'이다. 물속에서 세균을 찾아내는 '더.웨이브.톡'은 KAIST의 원천기술을 활용해서 누구나 손쉽고, 저렴하게 액체 내 박테리아를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혁신적인 박테리아 검출 기술, 빛의 원리에서 실마리
'더.웨이브.톡'을 설립한 김영덕 대표는 'LG화학 기술연구원(LG Chem)'에서 리튬이온 2차 전지 개발을 성공시킨 주역이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보조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하며 창업의 뜻을 품은 김 대표는 직접 리튬이온 전지를 만들며 숭숭장구 했다.
2014년 성공적인 투자금을 회수한 김 대표는 이후, 창업가들의 조력자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를 만나면서 박테리아 검사에 매료됐다. 박용근 교수는 암세포 연구를 하던 중 박테리아가 생긴 닭가슴살에는 시간역행거울에 반사된 빛의 경로가 박테리아의 움직임 때문에 바뀌는 것을 발견한 연구자였다. 빛의 원리를 이용한 박테리아 검사 방식에 큰 잠재력을 느낀 김영덕 대표는 기술을 양도받아서 상용화를 시작했다. 연구실에만 머물던 기술을 소형화하고, 가격을 낮추는 작업은 매 순간이 고비였다. 하지만 올해 CES에서 '더.웨이브.톡'은 누구나 쉽게 수질을 검사할 수 있는 제품을 공개했다.
ⓒ THE.WAVE.TALK
누구나 쉽게 수질 검사할 수 있는 IoT 물센서 공개
지금까지의 박테리아 검사 방식은 추출한 표본을 화학 처리해서 전문가가 검사한다. 하지만 '더.웨이브.톡'의 기술은 표본을 추출할 필요가 없다. 물을 컵에 받아서 센서 위에 올려 놓으면 10초 안에 스마트폰을 통해서 오염도 측정이 가능하다.
혁신의 비결은 레이저 빛의 반사 경로다. 액체에 빛을 쪼인 후 반사되는 경로가 달라지면 박테리아 등 이물질이 있다는 증거로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깨끗한 물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더.웨이브.톡'이 개발한 스마트 IoT 물센서는 기존의 1천만원대 탁도계보다 100배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박테리아 검사의 새 장을 연 '더.웨이브.톡'에게 CES는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여했다. 그런데 '더.웨이브.톡'이 CES에서 선보인 가정용 제품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웨이브.톡 기술의 무한한 적용
물은 의약품, 화장품, 식품부터 각종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런데 사용하는 물에 약간의 박테리아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모두 불량품이 된다. 특히 의약품이나 식품처럼 사람이 직접 먹는 제품은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데, '더.웨이브.톡'의 기술은 이 모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식품 업계에서 미생물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면 최대 5일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더.웨이브.톡'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하면 박테리아 검출 시간을 6시간 내로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으로 '더.웨이브.톡'은 이미 서울시 등 국내 4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IoT 센서를 활용해서 수질 관리가 자동으로 가능하도록 하는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유치한 금액도 80억 원에 달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사업 제휴를 위한 제품 테스트도 하고 있다.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 더.웨이브.톡의 꿈
김영덕 대표의 명함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스타트업'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목표대로 올해 '더.웨이브.톡'의 신개념 박테리아 검사 제품이 출시되면 인류는 암보다 더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박테리아로부터 안전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