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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결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 주의 초점 l 2020-11-23

ⓒ YONHAP News

정부 주도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된다. 이로써 1988년 아시아나항공 출범 이후 32년간 이어진 양대 국적항공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통합은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아시아나항공을 회생시키기 위한 처방이다. 아시아나에 3조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 상황에서도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자 국내 1, 2위 항공사의 통합이 결정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생사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이번 결정이 양사에 성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관련한 내용을 참조은 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과 살펴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초대형 국적 항공사 탄생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으로 이번 통합 작업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이 내놓은 인수 방식은 크게 3단계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한진칼은 대한항공에, 그리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두 항공사 통합에 들어가는 정부 돈은 8천억 원. 대한항공도 유상증자로 추가 자금을 확보해 아시아나 항공에 1조 8천 억 원을 투입한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돼 양대 국적항공사가 원활하게 통합된다는 게 산업은행과 정부의 설명이다. 빅딜 성사로 인한 초대형 국적항공사의 탄생은 여러 면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규모의 경제, 운영 합리화 등 통합 시너지 창출 기대

그런데 두 항공사 앞에 이런 꽃길만 펼쳐질지는 미지수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지원받은 3조 3000억 원을 이미 소진한 데다 대한항공도 1조 2000억 원 긴급수혈을 받을 만큼 경영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지원에도 자칫 경영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정부 지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다.


양대 항공사 동반 부실 막기 위한 정부의 고육책)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대 항공사 체제가 계속 유지되면 내년 말까지 항공업계에 4조8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투입해야 해야 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여객, 화물 수요를 놓고 두 회사가 제 살깎기 식 경쟁을 벌이다 동반부실해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그러느니 초대형 인수, 합병을 주선해 항공업을 재편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데다 전 세계 항공 수요가 동반 침체한 상황이어서 통합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 돈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은 부실에 부실만 더하는 '역 시너지 효과'가 될 거란 지적도 있다.


'국민 혈세' 지원 두 기업 합병에 '승자의 저주' 우려도

변수와 당면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3자 연합이 이번 인수를 반대하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통합은 무산된다.

인수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을 예상하는 두 항공사 노조의 반발 또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저가항공사를 포함한 두 항공사의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60%를 넘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이에 따른 국내외 제재도 인수에 걸림돌이다. 빅딜까지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 많다.


후폭풍 줄이기 위해 국내 항공사 경쟁력 강화 절실

여러 기대와 우려, 과제가 산적한 정부의 이번 결정은 박근혜 정부 때 결행된 한진해운 폐쇄로 해운업과 수출 전반에 빚어졌던 악영향을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고사위기에 빠진 항공 산업을 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평가된다.

실제 현대·기아차, KB금융그룹 등 과거에도 동종 업계가 부실기업을 인수해 역량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긍정적인 사례가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최선의 결정으로 만들 정부와 항공업계의 향후 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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