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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 7월 1일에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들 중 최초로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했다. 덕분에 한국이 지난 10년 간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EU 시장 선점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FTA 발효 후 우리나라는 자동차, 배터리, 화학제품 등의 품목에서 수혜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EU FTA가 한국의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EU FTA 발효 10년, 그간의 성과와 향후 시사점을 이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무역협회 홍정완 수석 연구원과 함께 살펴본다.

한-EU FTA 발효 10년의 성과

EU와 FTA를 맺은 지 10년이 된 우리와 달리,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비교적 최근에야 EU와 FTA를 체결했다. 일본이 2019년 2월, 싱가포르는 2019년 11월, 베트남은 2020년 8월에 발효됐는데,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보면 한국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지난 10년 동안 관세 혜택을 누린 것이다.

실제로 한-EU FTA는 EU 시장에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데 역할을 했단 분석이다. FTA 발효 직후 있었던 유럽의 재정위기 속에서도 EU의 대(對)한국 수입은 2010년 이후 4년간 연평균 0.1%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에, FTA가 체결되지 않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같은 기간 연평균 4.9% 줄었다. 이처럼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 비교해 보면 한-EU FTA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품목 가운데에선 자동차가 EU 관세가 철폐되면서 가장 수혜를 본 부문으로 꼽힌다.

한-EU FTA 10년, 자동차·배터리·화학 수혜

화학제품 수출도 2010년 12억 달러에서 지난해 71억 달러로 연평균 20% 가까이 늘었다. 특히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농산물은 여전히 EU로부터 수입이 훨씬 크지만, 지난해에는 FTA 발효 전과 비교해서 수출이 125%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주로 한국산 참치, 버섯, 김치 및 조미 김, 음료 등이 FTA 관세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한·EU FTA는 소재·부품·장비의 수입처 다변화에도 기여한 것은 물론,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자극제도 됐다.

    

우리 기업들 기술, 품질, 디자인 등 경쟁력 제고 계기       

이렇게 크게 수혜를 입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품목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EU FTA 발효 후에 한국의 대(對)EU 수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EU의 대(對)한국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對)EU 투자는 2015년 이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간 글로벌 경제 상황 역시, 녹록지 않았다. 한-EU FTA 발효 직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에 글로벌 보호무역조치 확산도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줬다. 특히 지난 10년간 연평균 10% 가까이 수출이 증가한 철강의 경우 2018년 7월 EU의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로 수출 증가세가 급격히 꺾였고 석유화학 제품도 FTA 관세 혜택을 받으며 수출이 급증하다가 2017년 반덤핑 조사를 계기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발발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여러 굴곡 속에서도 나름의 성과를 보인 한-EU FTA, 이제는 향후 10년을 향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10년 대비, “EU의 공급망 재편, 우리 기업에 기회"

최근 EU가 환경·인권 기준을 높이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것은 우리 기업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이 EU와 FTA를 맺으면서 향후 유럽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FTA를 더 전략적으로 활용해야겠고 정부는 FTA 선진국으로서 향후 더 내실 있는 통상 정책을 펼쳐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