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문화

최미진은 어디로 - 이기호

#라디오 책방 l 2020-12-15

라디오 책방

ⓒ Getty Images Bank

- 방송내용 중 일부 -


지난 달 중순 무렵, 외장 하드를 사려고 우연히 중고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누군가 내 책을, 그러니까 이 년 전에 나온 내 장편소설을

염가 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이디가 ‘제임스 셔터내려’인 열심회원이 올린 글이었는데, 

그는 내 책 말고도 쉰 권이 넘는 소설책과

스무 권 가량 되는 철 지난 계간지를 팔고 있었다.


소설책은 그룹 1, 그룹 2, 그룹 3 하는 식으로 구분을 지어

칠천원, 오천원, 사천원 각기 다른 가격을 매겨 놓았고, 

내 책은 그룹 3에 속해 있었다.

                         

               

이기호는 책에 적힌 코멘트들을 자세히 살펴보는데요,

그룹 1에 속한 박상륭의 <열명길>에는 ‘압도적인, 전설의 시작’이라는 글귀와 함께

‘그래서 7000원’ 이란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기호는 마우스 그룹 3에 속한 자기 책에 붙은 코멘트를 확인했습니다. 

                      

            

49. 이기호.병맛소설. 갈수록 더 한심해지는, 꼴에 저자 사인본

(그룹 1, 2에서 다섯 권 구매시 무료 증정 )

나는 마우스에서 손을 떼 잠깐 팔짱을 껴보았다. 

허허, 일부터 소리를 내어 웃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꼴에 저자 사인본이라는 거지....다섯 권 구매시 무료로 준다는 거지... 

박형서는 그냥 사천원이라는 거지.... 


나는 묵직하게, 책상을 한 방 내리쳤다.



# 인터뷰.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

작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죠. 그런데 우리가 작품 서평 나온 것 보면 자못 날카로운 서평들이 많습니다. 지금 여기 이 소설의 작가가 보는 자기 작품에 대한 평은 요즘 유행어로 병맛 소설, 아주 안 좋다는 얘기죠. 작가로서의 자부심에 상처를 내는 이야기인데, 작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 했을 것이다. 생각해볼 수 있죠.




작가 이기호 (1972. 강원도 원주 )

 : 데뷔- 1999. 「현대문학」 단편소설 [버니] 당선

 : 수상- 2018. 제49회 동인문학상 등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