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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현행 통화스와프 계약 만기를 종전 9월 30일에서 내년 3월 31일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은은 이로써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통화스와프 연장

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의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월19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계약 기간이 6개월이었으므로 이는 오는 9월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미리 기한을 연장한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해 통화스와프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 연준도 현지시간 29일 한국 등 9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6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통화스와프 계약운 한국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등은 각각 600억 달러,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은 300억 달러 규모다.

연준은 또 레포(Repo), 즉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위한 임시적 기구(FIMA)의 활동도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레포 거래란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맡기면 달러화를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배경과 의미

이처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만기 도래 2달 전에 미리 연장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 할 수 있다. 당초 3월 통화스와프 계약 당시에는 코로나19 사태가 6개월 정도면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더욱 창궐하고, 어느 정도 진정된 나라에서도 언제든지 재확산할 수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세계는 경제활동이 극도로 제한돼 있고, 특히 통상이 현저하게 위축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면 세계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통화스와프 계약은 이같은 불안을 막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대 효과

정부 측은 “현 상황에서 보면 한국 금융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통화스와프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안전판이므로, 이런 안전판을 가지는 것은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만기 2개월 앞서 미리 연장을 결정한 것은 시장 안정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실제 앞서 3월 19일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이튿날 연일 폭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내리고 코스피가 크게 상승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을 보였다.

한은은 계약 연장 이후 필요할 경우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경쟁입찰 방식 외화대출을 할 예정이다. 한은은 앞서 외화대출을 통해 3월 29일부터 총 6차에 걸쳐 198억7천200만 달러를 공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