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개막돼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영화제 하이라이트인 레드카펫 행사가 펼쳐지는 개막식과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식 없이 영화 상영 중심으로 진행된다.
개·폐막식 없는 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19 여파로 초청 영화 편 수도 올해 초청 영화는 68개국 192편으로 예년의 300편 안팎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초청 작품의 질은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 영화계 평가다.
개막작으로는 ‘칠중주: 홍콩 이야기’가 선정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됐다. 이 작품은 훙진바오, 쉬커 등 홍콩의 거장 7명이 만든 영화 7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10∼15분 남짓의 짧은 영화 안에는 1950년대 이후 홍콩 사회의 단면과 감독 각자가 품은 추억들이 아기자기하게 담겼다.
폐막작은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선정돼 30일 오후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관객들은 많은 불편을 겪게 된다. 우선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극장 수와 관람객 수가 크게 제한된다.
기존 37개 안팎에 이르던 상영관 수는 영화의전당 6개 관으로 축소됐다. 상영 횟수도 영화 한 편당 2∼3회에서 단 1회 상영만 이뤄진다. 이 때문에 온라인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주요 작품 상당수는 이미 매진됐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긴 했지만, 전체 유효 좌석의 25%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모든 영화가 매진되도 전체 관람객 수는 2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영화팬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세계적 관심과 응원
올해는 지난 5월로 예정됐던 프랑스 칸국제영화제가 취소되는 등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유수 영화제 대부분이 열리지 못했다. 그러므로 비록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일부 현장 관람도 이뤄지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세계 영화계의 관심도 뜨겁다.
한국의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 등 거장들과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의 집행위원장, 프로그래머 등 영화인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무산된 칸영화제 선정작 56편 중 23편을 비롯해 베를린 영화제, 베네치아 영화제 등 세계 주요 영화제의 초청작·수상작 등 여러 화제작을 대거 만날 수 있나는 점은 영화팬을 설레게 한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는 1996년 제1회를 시작으로 해마다 10월에 개최되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 공인 영화제다. 도쿄와 홍콩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힌다.
부산 국제영화제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비경쟁이다. 그러나 아시아권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대상으로 하는 ‘뉴 커런츠’, 비아시아권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플래시 포워드’는 경쟁부문이다. 이는 젊은 영화인들을 키우고 격려한다는 부산영화제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외에 단편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 영화 등을 소개하는 ‘와이드 앵글’도 일부 경쟁 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이같은 성격의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아시아 영화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