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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해 실용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사실상 세계 7번째 나라가 됐다.

누리호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호우주센터에서 발사돼 1단, 페어링, 2단, 위성 모사체 분리 등 모든 비행 절차를 마쳤으나, 최종 위성 궤도 안착에는 실패해 과제를 남겼다.

발사

누리호는 이날 오후 3시35분 연료 탱크 충전을 완료했으며 4시5분께 산화제 탱크 충전을 끝냈다. 이어 4시24분 발사체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됐고, 4시50분부터 10분간 발사자동운용(PLO)을 가동한 뒤 이륙했다.

누리호는 발사 후 127초가 지난 5시2분께 고도 59㎞에서 1단이 분리됐고, 2분 후 누리호에 탑재된 ‘더미 위성’, 즉 위성모사체를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다.

또 같은 시각에 2단 엔진 정지와 3단 엔진 점화가 확인됐다.

오후 5시6분 누리호는 비행 고도 500㎞를 돌파했고 5시8분에는 비행 고도 600㎞를 돌파했다. 이어 5시12분 3단 엔진 정지가 확인됐다.

이로써 비행 절차가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탑재된 1.5t급 더미 위성의 최종 궤도 안착에는 실패,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최종 고도를 700km 끌어올림으로써 독자적 수송 능력을 입증했다.

누리호

누리호는 높이 47.2m, 직경 3m로 총중량은 200톤, 추력은 300톤에 달하며, 1.5톤급 실용위성을 600~800km 저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3단 로켓이다.

1단은 75톤 엔진 4기, 2단은 75톤 엔진 1기, 3단은 7톤 엔진 1기를 각각 장착하고 있으며, 각 단에는 액체산소와 케로신 탱크가 있어 연료를 공급한다.

앞서 한국은 2013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나로호는 2단 로켓으로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1단 액체 엔진은 러시아에서 도입하고, 2단 고체엔진인 킥모터만 국내에서 제작, 순수 국산 로켓이 아니었다. 또 나로호는 탑재중량 100㎏, 총길이 33.5ｍ, 목표 고도 300㎞로 누리호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누리호는 발사체의 심장에 해당하는 중대형 엔진을 자체 제작한 것은 물론이고, 발사체의 설계, 제작, 시험, 조립, 인증 등 모든 과정이 독자 기술을 통해 이뤄졌다.

의미와 과제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실용 위성을 독자 발사할 수 있는 사실상의 세계 7번째 나라가 됐다.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은 300㎏ 이하 위성 자력 발사 능력 보유국으로 분류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발사 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목표에 완벽히 이르지 못했으나, “발사체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독자 우주 발사체 프로젝트에는 지난 12년간 1조9천57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국내 기업 300여 곳에서 500여명이 참여, 기술을 축적했다. 이로써 독자 우주 개발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누리호는 내년 5월 2차 발사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