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해 온 가축은 사실 우리에게 동물 이상의 가치가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농경문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축은 ‘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와 관련된 표현으로 ‘벽창우(碧昌牛)’가 있습니다. ‘벽창우’는 ‘평안북도 벽동과 창성 지방에서 나는 몸집이 매우 크고 억센 소’를 가리키는 말로, ‘벽동’의 ‘벽’자와 ‘창성’의 ‘창’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흔히 ‘고집이 세고 성질이 무뚝뚝한 사람’을 비유해서 ‘벽창호’라고 하는데, 이는 ‘벽창우’라는 말이 소리의 변화를 겪어서 ‘벽창호’로 바뀌게 된 것이지요.
또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두고 ‘반추(反芻)’라고 합니다. 이 말 역시 ‘소’와 관련된 표현인데, ‘반추’는 ‘돌이킬 반(反)’자에 ‘꼴 추(芻)’자로 이루어진 한자업니다.
소가 한번 삼킨 먹이를 입속으로 다시 올려서 씹어 삼키는 행위를 ‘반추’ 또는 우리말로 ‘되새김’이라고 하지요. 이와 같이 어떤 일을 되풀이해서 음미하거나 생각하는 것을 ‘반추’라고 하고, 예를 들어 ‘과거에 고생했던 일들을 반추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와 같이 쓸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