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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대의 군사행동 부류 결정으로 사라진 대남 비난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2020-07-02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남한을 향해 연일 맹비난을 퍼붓던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후 며칠째 숨고르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를 실제로 폭파하는 등 경고를 신속히 이행해 온 만큼, 북한이 제시한 군사 4대 행동을 곧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열고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끌어 오던 대남 군사행동을전면 보류했는데요.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연 것은 김정은 집권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입니다.


<최영일. 남> 북한군 총참모부는 네 가지 군사 행동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 다시 연대급 군대를 투입하겠다, 서해에서 다시 군사훈련을 시작하겠다, 대남 전단 살포와 관련된 준비를 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화가 찾아왔던 비무장지대 이곳에 다시 무장병력을 투입하겠다라고 하는 네 가지 지침이었는데, 군사행동을 재개할 준비를 하는 모습들은 일부 전방 지역에서 관측이 됐습니다만 지난달 23일 북한에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 회의를 열었고, 여기서 직접 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면적으로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하라, 이렇게 지시했고, 이것이 결의가 된 것입니다. 예비회의는 굉장히 낯선 경우인데, 일시적으로 잠시 브레이크를 걸었다가 남쪽이 반응하는 것을 확인한 후에 향후 중앙군사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보류를 철회로 확정 하든지 아니면 다시 군사행동 재개로 결정을 하든지 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한 것 아닌가, 많은 전문가들이 추정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모르지만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던 남북 관계는 분위기가 급반전됐습니다.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가 철거된 모습이 포착됐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에서는 대남 비난 기사나 논평이 사라졌습니다. 심지어 대외선전 매체들은 대남 비난 기사 여러 건을 일시에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20여일간 맹렬하게 이어진 북한의 대남 비난은 자취를 싹 감춘 모습입니다.


<최영일. 남> 북측 지역에 약 30여 개의 대남 확성기가 준비돼 있었는데, 이것이 즉시 철거가 됐고요. 그리고 다시 비무장지대 쪽에는 좀 조용한 차분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북측 보도로는 1200만 장의 대남 전단이 준비됐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을 폄훼하는 그런 내용이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기사가 모두 사라졌고, 대외 선전 선동 매체들의 우리쪽 정부를 비판하는 논설이나 사설, 그리고 보도들이 일제히 기사가 삭제되면서, 사실 거의 하루 만에 이러한 보류 결정에 따라서 대남 적대적 행위가 모두 일시 중단됐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6월 초부터 대남 궐기대회, 주로 북한의 여러 지역별로 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집단행동들 굉장히 대남 적대적인 군중 심리를 고조시키는 이러한 집회, 또 대남 궐기대회 이런 것들이 순차적으로 열리면서 이게 연일 북한의 TV 와 신문을 통해 보도되고 있었는데 이러한 모든 군중집회도 싹 사라졌습니다.


지난 25일은 6·25전쟁 발발 70주년 기념일로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나 무력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컸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미국에게 전쟁의 책임을 돌리는 비난 정도로 수위를 조절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군사행동 보류 발표 이후 북한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남 비난을 자제하는 모습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최영일. 남> 북한이 뭔가 더 강한 조치를 통해서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한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대화로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북측의 판단인 것 같고, 또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와 경제난으로 인해서 동요가 강화되고 있는 부분들을 결국은 외부의 적을 설정해서 강한 때리기를 해야 결속을 할 수 있다고 봤는데, 지금 여기서 더 나아가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정세적인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6.15 20주년 기념사를 내면서 북측과 함께 평화를 지켜야 한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때 했던 약속들, 그리고 919. 군사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요. 또 6.25를 맞아 미국과 우리나라의 국방장관이 함께 북한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낸 바도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 최고 존엄의 판단은 숨고르기를 하면서 남측의 반응을 지켜보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 같고요. 여기서 더 가면 피로감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1단계 조치로는 만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이유나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악역을 맡았다면 오빠인 김 위원장은 한반도 긴장 상태를 완화시키는 ‘착한 역할’을 분담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남매가 각각 굿캅, 배드캅 역할을 하면서 김 제1부부장이 후계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하지만 반대로, 2인자란 없는 북한에서 모든 결정은 최고지도자가 하고, 긴장 국면을 해소해야 하는 시점에 김정은 위원장이 나선 것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갈등 전면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이를 단속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향후 남북, 북미 정상 간의 회담에 나설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인데요.


<최영일. 남> 김여정 제1부부장의 북한 내에서의 위상이 그동안은 김정은 위원장을 측근에서 챙기던 의전 담당에서 군에게 권한을 위임할 수도 있는 높은 지위, 사실상 북한에서의 2인자의 지위로 위상이 격상된 것 아닌가 라고 하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정부 당국에서도 놀랐던 점이, 6.15 특사를 우리 정부가 비공개로 제안했던 비사를 북한이 그냥 공개해 버렸어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의 특사를 거절했다가 아니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특사를 단호히 거부하였다, 이런 표현이 등장합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이 남한 정부의 특사를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수준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후계자론에는 그렇게 힘을 실지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김여정 부부장이 배드캅 역할을 맡아서 연일 대남 때리기를 이어오던 과정에 김정은 위원장의 예비 회의에서의 한마디로 이 모든 게 180도 전환이 됐거든요. 어쩌면 대외적으로는 김여정 제1부부장 개인적으로 어떤 과용을 한 것으로 오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후계자의 경우에는 결코 망신주기를 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북한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아직 후계자는 아니다. 2인자 정도로는 인정할 수 있다라고 분석 평가를 하고 있고요.


한 편 우리 정부는 대남 비난에 열을 올리던 북한이 돌연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데 대해 "긍정적 신호의 출발"이라고 평가하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했습니다.

남북 긴장 국면에서 그동안 한 발 빠져 있던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과 동시에 남북 관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김 위원장의 이번 지시가 최근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는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를 두고 많은 분석이 쏟아지는데요.


<최영일. 남> 한반도의 평화적 기준은 상당히 장기간 냉각 상태로 갈 수밖에 없다라는 암울한 진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쨌든 북한 쪽은 적기에 제동을 잘 걸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당연히 것은 환영하는 분위기이고요. 국방부와 통일부도 환영의 분위기인데, 다만 환영의 분위기를 밑에 깔면서도 우리 정부가 즉각적인 환영을 공식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정부는 신중하게 지켜보겠다,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보류 결정은 잘 된 것이다라고 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수준이고요. 지금 ‘보류’라고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정화에 접어들 것이냐, 아니면 일시적인 보류였는데 또다시 남측과 미국 측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북한이 언제든지 번복할 수 있는 것이냐, 이것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고요. 


즉 정부의 판단은, 지난 23일 회의가 본회의나 확대회의 형식이 아닌 '예비회의'와 같은 이례적인 형태로 열렸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예비회의에서는 대남 군사행동에 대한 취소나 기각, 철회가 아닌 '보류'가 결정됐기 때문에 추후 북한이 본회의나 확대회의를 열어 보류를 '재개'로 바꿀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잠시 가라앉은 북한의 대남 비난, 강경 행동이 다시 시작될 변수도 산재해 있는데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민간단체는 여전히 의지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19 탓에 미뤄졌던 올해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북측은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최영일. 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이 예정돼 있는데요, 분명히 비건 부장관은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내게 될 거거든요. 여기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할지도 상당히 중요한 시그널로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8월에 예정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진행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것을 어느 정도 톤 다운 하고 북한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남북미 간에 조율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고요. 여기 또 엉뚱한 변수가 터져 있는데 바로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의 회고록, 이 부분에서 싱가포르 회담과 하노이 회담의 국가기밀 수준이 노출될 정도로 오픈이 됐거든요. 다만 북한이 이것을 제대로 독해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나 평화유지를 위해서 북측의 입장을 어느 정도는 거들면서까지 북미 회담이 성사되도록 추동했는지, 한반도 평화를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를 읽어낼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고요.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이후 한국과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내부 '정면돌파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남북 갈등 소강 상태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어떤 분위기를 타게 될지, 비건 득별대표의 방한을 포함한 앞으로의 일정과 다양한 변수들을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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