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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중 갈등 속 중국을 지지하고 있는 북한의 의도

2020-07-23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응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한 데 이어 중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까지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끼어들어 지역 평화를 파괴하고 중국과 주변국을 이간질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는데요.

먼저, 최근 전방위로 증폭되고 있는 미중 갈등 분위기를 이종훈 시사평론가의 설명으로 들어봅니다. 


<이종훈. 남> 중국이 홍콩 보안법을 통과시키고 난 이후에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 박탈하는 행정명령, 홍콩자치 법안에 서명을 했단 말이죠. 또 남중국해에서 트럼프 행정부 쪽에서는 남중국해의 중국 정부의 영유권 주장이 불법이다, 그리고 또 남중국해를 서필리핀 해로 부르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만해협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죠. 미국이 정찰기 보내고, 대만이 구매한 패트리엇 수명 연장이 가능하도록 부품도 판매하겠다고 승인했고,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의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에 제재를 예고하고 있고, 또 미국이 최근 취한 조치는 위구르족 인권 침해 관영 중국 기업 11곳에 대해서 제재를 하겠다, 이렇게까지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화웨이 5G 장비 사용 금지와 관련해서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에도 압박을 계속하는 그런 양상입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미중 간의 패권 전쟁이 거의 지금 정점에 도달한 그런 상황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 당사자들 간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 속에 북한이 중국보다 더 심하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5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을 두고 "중국 인민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모독"이라며 “남의 일에 때없이 끼어들어 소음공해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폼페이오 장관을 공격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홍콩보안법 관련된 문제부터 신장 위구르, 남중국해 영유권 등, 중국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며 북중 친선관계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종훈. 남> 북한 입장에서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 향후에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대비해서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런 과정에서 중국 카드를 활용하려고 의도가 읽히고요. 그래서 지금 최근에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중 갈등을 본인들 입장에서 활용하려고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서는 기존에도 상당히 불편한 심정을 많이 피력했는데, 이번에도 보니까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15일 문답 형식 기사로 ‘폼페이오의 위험한 반중국 발언을 준절히 규탄한다’ 이런 식으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향해 맹공을 퍼붓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폼페이오 장관을 매개로 해서 미중 갈등 상황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에게 중국은 전통적인 우방국이다보니 북한의 중국 편들기는 어찌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미 관계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이 시기에 노골적으로 중국을 지지하는 것은 전략적 계산이 깔린 행동이라는 분석입니다.

혈맹을 강조해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끌어내고 미국과는 각을 세워 긴장감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겁니다.


<이종훈. 남> 중국과 연대를 통해서 대미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보겠다라고 하는 전략적인 목표와 더불어서 코로나19 이후 북한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가 많이 들리지 않습니까? 북중 국경 무역이 한동안 단절 되면서 타격이 컸다, 최근에 일부 재개되면서 좀 숨통이 트이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그렇다는 거에요. 결국 중국에 대한 의존도, 경제적인 의존도도 과거에 비해서 오히려 더 높아진 게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도 북한으로서는 중국하고 돈독히 관계를 유지해 될 필요성이 있는 거죠. 당연히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 정부를 매개로 해서 압박을 하는 효과와 더해서 남한과의 협상 부분에서도 협상력을 끌어 올리려고 하는 그런 카드로 활용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국과 중국이 이렇게 국제적인 현안에서 격렬히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 북한에게는 유리한 환경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현재 미중 충돌은 특정 현안을 두고 벌어지는 일시적 갈등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여정 제1부부장이 올해 북미 정상회담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처럼,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더 다양한 옵션을 모색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문턱을 한층 더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과 충돌하는 중국,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지지세력을 확보할 시간도 생긴 셈입니다. 


<이종훈. 남> 예를 들어 북미 정상회담이 잘 추진이 되고 뭔가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와 관련한 부분에서 답을 좀 얻고 있고 이런 상황 같으면 굳이 중국을 활용할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지금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또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대선 전에 굳이 북미 정상회담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이렇게 보면 어차피 지금 북한 입장으로서는 길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트럼프 이후 차기 행정부 하고 뭔가 협상을 해서 결실을 맺으려고 전략 수정을 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봤을 때 당분간은 협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 미중 갈등도 북한 입장에서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가능한 한 중국 편을 들면서 미국을 자꾸 자극을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해서 향후에 있을 북미 대화를 대비하는 그런 과정에 들어선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적극적인 중국 편들기를 중국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북한의 이 같은 적극적인 ‘구애’에 중국도 호응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높습니다. 

중국은 지금의 미중 갈등 속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에 적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종훈. 남> 중국은 현재 거의 외우내환 상태라고 봐야 하는 거죠. 코로나19에 따라 경제적 타격이 심합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안보 면에서도 굉장히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동맹국의 지원이 절실하겠죠. (북한이) 미국하고 대척 관계에 있는 그런 국가이기 때문에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 그리고 이념적인 동질성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중국 정부는 기존에 했던 방식을 활용 하겠지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일단 지원을 해주는 겁니다. 원유랄지 기타의 생필품이랄지, 그런 것이 북한 경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와 동시에 북미회담이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중국이 이런 식으로 자꾸 지원을 하게 되면 이런 것 그 자체가 카드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 부분을 중국 정부도 잘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G7 확대정상회의에 초대 받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기대되는 상황에서 미중 양측이 충돌하고 있는 것은 악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 외교부는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일국양제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향후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미국으로부터 중국을 반대하는데 동참하라는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심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 한미 대 북중 구도로 이어지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종훈> 안 그래도 우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라고 해서 불이익을 많이 보고 있는데 이런 것이 더 가중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안보 더하기 경제 전반에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는 그런 지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신냉전은 거의 현실이 된 것 같아요.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근 들어 급속히 고조되고, 전반적으로 지배권, 패권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이게 그야말로 과거 냉전시대와 같은 정도의 극한 대립, 이런 양상으로는 가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중간에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부분들도 있다고 봐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품질 등거리 외교를 추구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과정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전략 물자들이 있다는 거죠. 예컨대 반도체 라든가, 5G 장비 같은 이런 것들, 기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략 물자들이 의외로 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중국에도 필요하고 미국에도 필요한 그런 것들을 좀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입니다.


중국이 북한을 자신의 전략적 자산으로 삼고, 북한도 그것을 활용한다면 향후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관계 진전이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도 미중갈등 양상과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현명한 전략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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