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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국 대선 이후 대외적인 메시지를 자제하고 내부 결속에 집중하는 북한의 의도

2020-12-03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정치국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참석했지만 대외 메시지는 전혀 없었는데요,

북한은 미국 대선이 치러진 이후 한 달 째 어떠한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대선 결과에 개의치 않고 당 대회와 80일 전투 등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특히 내년 1월 소집 예정인 8차 당 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그에 대한 준비로 당분간은 외부에 눈을 돌리지 않을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통일연구원 오경섭 박사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오경섭> 북한이 대외 메시지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바이든 정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에 기초해서 북미협상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 탐색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국정원에서도 11월 27일 정보위 보고가 있었는데 북한이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하지 말라,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특히나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도 구체화 된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현 상황에서는 특별하게 어떤 대외적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성이 없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때문에 나름대로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대외적 메시지는 자제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구체적인 대북 메시지가 나오면 북한이 반응하기 시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달 2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는데, 당 대회나 당 대표자회가 열리지 않는 한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당 정치국 회의는 북한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입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모두 31번의 정치국 회의가 개최됐는데, 올해에만 11차례나 열릴 만큼 내치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이후 2주 만에 소집한 이번 당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는 8차 당 대회 준비 점검, 당 사상사업 부문 강화, 경제지도기관 비판 등 북한 내부 현안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경제 운영 전반의 실태를 지적하면서 경제 지도기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부분인데요. 


<오경섭> 경제지도 기관들이 여러 가지 변화된 환경에 맞게 여러 가지 계획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고 주관주의나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비판했는데 그 얘기의 핵심은 결국 대북제재 상황에 맞게 국가경제 목표를 수정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했다 이러면서 질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고요. 그리고 경제정책 관련해서 과학성을 철저히 보장하지 못했고 책임성과 헌신성이 없었다고 했는데, 이 얘기는 결국 대북 제재 상황에서 자력갱생이나 내부 예비 동원을 통해서 경제를 발전시켰어야 하는데 경제 기관들이 못했다고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대북제재, 수해, 이런 삼중고로 인해 북한 경제가 대단히 어렵다는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고 이런 상황에서 경제 실패의 책임은 김정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업는데 김정은은 오히려 경제지도 기관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경제 실패의 책임을 경제지도 기관으로 떠넘기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 운영 전반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은 지난 10월말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이 처형됐다는 국가정보원 보고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달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월 말 환율 급락을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는가 하면, 지난 8월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물자반입금지령을 어긴 핵심 간부가 처형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한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달러와 위안화 대비 북한 원화 환율이 최근 크게 급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오경섭> 북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환율이 급락했는데, 단기간에 약 천원 정도가 평가절상된 것으로 지금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중국에서 물자 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설탕이나 조미료를 비롯한 식료품 값이 북한 내에서 급상승한 이런 문제가 초래됐습니다. 굉장한 물가상승 있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서 북한 원화 가치를 급상승 시켰고 그게 오히려 시장 혼란을 더 야기하면서 희생양으로 평양에 거물급 환전상을 처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대북제재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외환 보유고가 상황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화사용 금지 조치를 취함으로써 당국이 외화를 흡수 하려고 하는 의도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급상승하고 외화사용 금지 조치를 취하니까 시장에 혼란이 야기되는 거죠. 그래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이러한 비난의 화살을 평양의 거물급 환전상을 처형함으로써 회피하려고 하는 의도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겠고요..


또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80일 전투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경제난을 극복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80일 전투 마무리에

고삐를 조이고 있는데요,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시작된 80일 전투는 그야말로 당 대회의 성공을 위한 전국가적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경섭> 북한이 10월 5일 당 중앙위원회 제 7기 제 19차 정치국 회의에서 ‘전당, 전국, 전민이 80일 전투를 힘있게 벌여 당 8차 대회를 빛나게 맞이하는 것에 대하여’라는 문제에 대해 토의했습니다. 당 8차 대회가 2021년 1월이기 때문에 그 직전인 2020년 12월 31일까지 당 7차 대회에서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을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서 전 국가적으로 총돌격전을 벌야야 한다 이렇게 강조하면서 80일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북한 주민들이 80일 전투에 총궐기 하는 이런 형태를 보여주는데, 김정은이 5개년 국가경제발전 계획이 실패했다,이렇게 인정했기 때문에 8차 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진한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그런 구호를 내세우면서 북한 경제상황이 대단히 어려운 상황,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내부 동원 운동을 통해서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그런 의도도 상당히 강하게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연일 80일 전투와 관련된 각종 성과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19일 1면에 '당 제8차 대회에 드리는 충성의 전투성과를 이룩하자'는 

기사에서 각 지역 당 조직들이 이뤄낸 성과들을 줄줄이 나열했는데요,

80일 전투 기간 내 이뤄진 수해복구 성과도 재차 칭찬하면서 80일 전투에서의 간부들 역할과 임무를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연말까지 80일 전투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선전·선동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되는데요, 

실제로 80일 전투의 성과는 얼마나 나타나고 있을까요. 


<오경섭> 북한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무역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교했을 때 25퍼센트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식료품 가격도 상당히 급등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80일 전투를 얘기하고 있으나 내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자재나 원료, 그리고 그 외에 어떤 자본이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로 80일 전투의 성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노동신문에서 80일 전투와 관련한 성과에 대해서 지금 계속적으로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 중의 하나가 철도운수 부분이 성과 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각지의 공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도 얘기를 하는데, 최근에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라든가 발전소 탄광에서 80일 전투를 성과 있게 목표를 달성했다 얘기했지만, 실제 어떤 목표를 달성했는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실제 북한이 얘기하는 80일 전투의 생산력 증대 효과는 사실상 미미한 게 아니냐 이렇게 평가됩니다.


이렇게 북한이 대외적인 행보와 메시지를 자제하고 내부 결속에 힘을 쏟고 있는 이 시점,

다시 말해, 미국 새 정부의 준비기간인 연말부터 내년 1월 북한의 8차 당대회까지가 남북관계에 중요한 시기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 과도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대북 정책을 취하는가에 따라 남북관계를 포함해 북미관계,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이번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가 매우 중요한 시기로 미 대선 이후 한반도가 큰 정세 변곡점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오경섭> 미국 바이든 정부가 내년 1월에 출범하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도 나름대로 준비를 할 것이고 우리도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서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지금 북한은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서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 관계를 거의 단절 시킨 상태고 북미접촉이 시작되기 전에는 남북접촉에 나설 가능성은 낮은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지금 상황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대외 정책이나 대북 정책을 면밀히 분석해 가면서 북한의 대응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가 차분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북미간의 접촉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되고 우리의 역할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에선 우리 정부가 바이든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을 시도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내부적 문제 해결에 힘을 쏟으며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북한. 

현재 잠잠한 모습을 보이는 북한은 민생 경제를 살피는데 주력하다가 바이든 행정부와의 북핵 협상 전략을 마련한 뒤 8차 당대회에서 노선을 정하며 본격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내년에는 미중 경쟁 상황이 계속되고 한미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북한이 바이든 정부와의 협상에 진정한 자세를 보이고 남북교류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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