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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 제8차 당대회 주요 내용

2021-01-14

한반도 리포트

ⓒ KBS

지난 5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기존 예상보다 길게 이어짐과 동시에 북한의 이례적 행보가 포착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정책 전반에서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시작했는데요,

북한 최고지도자가 최대 정치행사인 당 대회에서 자신이 입안한 국가전략의 실패를 인정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8차 당대회 집행부의 70%가 교체됐고, 특히 김 위원장이 당 총비서로 추대되며 공식적으로 권력의 최정점을 찍었습니다. 

또한 5년 만에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고 군사력 강회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이번 8차 당대회는 모두 마무리 됐는데요, 

북한의 제8차 노동당대회 주요 내용과 총평을 통일연구원 오경섭 박사의 설명으로 들어봅니다. 


<오경섭> 이번 당대회에서는 중요한 안건이 몇가지 다뤄졌는데, 당사업총화부분을 보면, 가장 핵심적인 것이 경제 분야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될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데요. 북한의 기본 전략은 자력갱생을 통해서 버티기를 하겠다는 게 경제 전략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큰 폭의 어떤 개혁이나 정책 전환을 하는 조치들은 담기지 않았다는 게 특징적인 것 같고요.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게 국방 관련 분야에서 정책을 제시했는데, 국가 방위력 강화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공업 발전과 핵 전쟁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 상당히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당규약 개정에서는 김정은의 권위를 강화하기 위해 당총비서 직제를 부활했고요, 그리고 비서국 체제로 복원을 한 게 상당히 특징적입니다. 그러면서 인사 개편에서 중요한 게 조용원(총 당비서)이 북한 권력 핵심 실세로 부상했다는 것과 김여정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이번에 탈락했다는 게 상당히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제 8차 노동당 대회 사흘째인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은 대남 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 발전 방향을 천명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고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대남문제 고찰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전망만 이어졌는데요,

당대회 개막 6일차에 접어든 9일,

김 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4·27 판문점선언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그 책임을 남측에 돌렸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은 전적으로 남조선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면서 남북 관계가 악화된 이유로 우리 군의 첨단 무기 도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진행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남북관계 개선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며 여지를 뒀는데요. 


<오경섭> 한국 정부가 방역 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 관광, 이런 비본질적인 문제를 꺼내 들고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본질적인 문제로 얘기한 것이 첨단 군사장비 반입을 반대한다, 이거 하지 말라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로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라, 이런 여러 가지 북남 합의를 우리 정부가 이행하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판문점선언 이전, 3년 전 봄날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 얘기는 결국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의 군사적 요구를 우리 정부가 전향적으로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한의 요구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북한이 오히려 북핵 문제에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이고 미국과 북핵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이런 평화적인 환경을 북한 스스로 만드는 게 중요한데 현재는 모든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는 그런 형국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작년 11월 초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한 이후 북한에서 대미 메시지가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인데요,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우리 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바이든 당선인에게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미국과 우리 정부에게 향후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신뢰 증진 차원에서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오경섭> 앞으로 강대강 선대선에 원칙에 따라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다, 이렇게 말했고요, 미국에서 누가 집권 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외 정치활동을, 우리의 혁명 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 다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대미 메시지는 결국 북핵 문제에서 미국이 현재 북한의 핵 보유 능력을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이나 이런 걸 통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양보를 하지 않으면 북미 관계도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앞으로도 핵폐기 요구에 굴복하지 않고 핵 억제력을 강화하면서 정면 승부 하겠다 이렇게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북미 관계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먼저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당대회 보고에서 공개된 대미 메시지를 보면, 자극적인 표현이나 도발 예고로 읽히는 대목은 없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이 드러날 때까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고강도 군사행동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은데요,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와 같은 국가방위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북미대화를 마냥 기다리지만은 않겠다는 뜻으로,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으면 미국에 군사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과시했는데요,

이번 당대회에서 나온 가장 큰 메시지인 ‘국방력 강화’를 재차 강조한 모습입니다. 


<오경섭> 미국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관련한 여러 가지 핵무기 개발을 더 진행하겠다는 내용을 강조했는데 특히 극초음속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미사일 방어 시스템으로 격추시킬 수 없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질적 핵공격 능력을 갖추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고요. 두 번째로는 핵잠수함을 개발하고 수중 발사 핵 전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군사력 강화를 강조한 건 북한의 앞으로의 국가전략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자기들의 생존은 국방력으로 국가의 생존을 이루겠다 라고 선언한 것이고 미국의 위협에 맞서는 것은 결국 핵능력밖에 없다는 것은 선언한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 출범하는 미국의 신정부가 이런 북한의 입장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북미관계는 대치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한 편, 북한이 8차 당 대회에서 지도부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대미·대남 라인의 입지가 약화된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우선, 지난해 7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방한 때 대미 담화 발표를 끝으로 모습을 감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습니다.

또한 대남 업무를 총괄한 김영철 전 대남담당 당 부위원장은 하노이 노딜의 책임으로 물러났던 통일전선부장직만 다시 맡게 됐습니다.


북한은 이번에 비서국 체제를 부활시키면서도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계속 유지됐던 대남 담당 비서는 두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오경섭> 종합적으로 보면 대미 대남 라인의 핵심적 역할을 했던 엘리트들이 대거 정치적 지위가 격하됐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강등이 이뤄진 이유는 그동안 하노이 노딜 이후에 북미대화가 중단되면서 북핵 해결 합의 도출에 실패를 해왔는데 이런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치가 아닌가 생각되고요, 또 하나 측면에서 보자면 북핵 문제에서 북한이 앞으로는 핵 능력 강화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미 협상이나 대남 협상에 중요성이 상당히 감소된 게 아닌가 그리고 그런 신호를 미국과 한국에게 보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협상 국면에서 이제는 핵 능력을 강화하는 군사적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그런 국면전환을 북한 스스로 시도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에도 그런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인사다, 그래서 대미 대남 라인의 입지를 상당히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지난 6일,

이같은 북한의 다양한 인사 변화와 북한의 8차 당대회 동향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북한과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전향적 태도로 대화에 응해줄 것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를 통해 남북관계 회복은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요구한 첨단군사장비 반입,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경섭> 지금 첨단 군사장비 도입이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야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는 북한 핵 문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고, 또 북핵 위기 상황에서 한미 공조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협의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정부의 대응은 북한과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여러 가지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한편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방향에서 정부가 고민을 해봐야 할 부분이 북핵 문제에서 북한이 핵보유를 추진하고 핵능력을 더 강화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 능력 강화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에 대해서 상당히 깊이 있는 고민과 실질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에 나올 수 있도록 어떻게 환경을 조성하는 해야 하는 문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구체적인 대내외 정책 방향과 노선은 제시하지 못한 채 노동당 8차 대회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미국과 한국을 향해서는 ‘강대강·선대선’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제시했고 국방력 강화 의지만 되풀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북미협상 교착과 경제난 장기화 속에서 북한이 8차대회를 마무리 한 이후,

 어떤 변화를 시도할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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