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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또다시 동결되면서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저금리 때문에 은행의 예금, 적금이 부동산이나 주식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우대 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사회주의인 북한은 은행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오현정 변호사와 ‘북한의 은행’에 대해 알아본다. 

북한, 단일 은행체제

남한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화폐 발행과 조절을 담당하고, 상업은행이 예금과 대출업무, 보험 업무를 맡는 ‘이원적 은행체제’로 돼 있다. 이와 달리 북한은 조선중앙은행이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단일 은행체제’다. 

이는 북한이 금융기관의 역할을 ‘경제계획에 따라 자금을 공급하는 것’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조선중앙은행의 주 업무는 국가계획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지도를 받아 정부, 공공기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은행의 상업적 기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은행의 상업적 기능이 거의 없지만 북한에도 조선중앙은행에서 판매하는 저축 상품이 있기는 합니다. 조영기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가 2015년 발표한 ‘북한의 화폐·금융제도 연구’에 따르면 북한의 저금 종류에는 보통저금과 준비저금, 추천저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추천저금이다. 별도의 이자 없이 추첨을 통해 30에서 50%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 대부분은 은행에서 저금을 즉시 인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저축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유명무실한 은행.. 비공식 금융시장인 ‘사금융’ 발달

우리나라에서는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부동산 뿐 아니라 사업 자금, 일상 생활을 위한 비용 융통을 위해서도 은행 대출은 우리 삶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북한 은행에서는 예금, 적금도 인출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대출도 어려울 것 같은데, 관련된 내용을 오현종 변호사로부터 들어본다. 

“북한에서는 일반 주민이나 개인들이 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으로부터 은행이 예금을 받아 가지고, 예금 이자보다 높은 대출이자를 받고 대출을 해줘서 이익을 얻고, 예금을 한 개인들에게 이자를 주는 방식이 기본적인 운영 방식입니다. 2004년 이전까지 북한에는 중앙은행법이나 상업은행법 같은 법률 자체가 없었습니다. 2004년 9월 처음으로 중앙은행법을 제정했고 2006년에는 상업은행법도 만들었습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상업은행법이 제정되면서 북한 전문가들은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기능을 분리하는 이원적 은행 제도를 전환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업은행법 재정 10년이 훨씬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의 상업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은행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개인에 대한 대출이 금지돼 있고, 기업소에 대출도 계획된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대출 뿐 아니라 보험도 마찬가지. 조선중앙은행의 보험 업무는 각 지점 저금 보험과에서 담당하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단, 선박과 철도, 자동차 같은 재산보험의 경우 조선민족보험 총회사라는 별도의 비은행 금융기관이 있어 이를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지만 정확한 규모나 실적 등이 공개돼 있지 않아 실제 운영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이렇게 북한의 은행이 상업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다 보니 북한에서는 비공식 금융시장, 즉, 사금융이 발달할 수밖에 없다.  

사금융이 발달하는 것과 관련해 북한 당국은 금융 부문을 개선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상업적인 요소를 강화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고 2015년부터 북한매체들도 북한의 지방은행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다음 <클로즈업 북한> 시간에는 북한이 경제 발전을 위해 지방은행을 활용하는 방안을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