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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위원장은 왜 ‘고난의 행군’을 언급했는지 그 배경과 의미

2021-04-22

한반도 리포트

ⓒ KBS

지난 8일.

북한 노동당 최말단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6차 노동당 세포비서대회의 폐회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더 간고한’, 그러니까 더 가난하고 고생스러운 ‘고난의 행군’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고난의 행군’은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했던 구호인데요.

김정은위원장이 30여년전, 그 ‘고난의 행군’을 다시 소환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홍민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1. 30년만에 ‘고난의 행군’을 다시 소환한 배경

현재 조성돼 있는 경제상황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특히 이제 도시간에 어떤 격리가 이루어지면서 대외적으로도 교역이 상당부분 위축 내지는 거의 단절이 된 상태이고 대내적으로 시장 유통망 또는 경제적인 어떤 네트워크가 상당 부분 차단돼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경제적인 어려움이 대내적으로 조성돼 있고 또 대외적으로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어떻게 펼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향후 북미관계에 어떤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장기전 형태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향후 굉장히 긴 기간 미국과 쉽지 않은 관계를 갖고 상당 부분 오랫동안 힘겨루기 해야 된다 이런 상황을 좀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대내적으로 조성돼 있는 것, 대외적으로 조성되어 있는 이 모든 것이 과거 고난의 행군을 했던 것처럼 상당히 어려운 어떤 난관을 뚫고 나가는 상황이 될 것이다 아마 그런 차원에서 이것을 다시 호명하고 소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에선 지금까지 3번의 ‘고난의 행군’시기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고난의 행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활동 시기인 1938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중국 몽강현에서 압록강 연안으로 행군한 것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행군'이었던 이 고난의 행군 이후 북한은 이때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며 '고난의 행군 정신'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두 번째 고난의 행군은 1956년의 '8월 종파사건'을 전후해서 '천리마 운동'이 전개되는 시기까지를 말합니다.

당시 '소련파, 연안파'로 불린 김 주석의 반대파는 김 주석을 비판하며 정치적으로 갈등을 겪었습니다.

결국 이들은 모두 숙청됐고, 북한은 이후 '천리마 운동'을 전개해 내부 결속을 도모했습니다.

세 번째 고난의 행군기는 1990년대 중후반이었는데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후.

국제적 고립과 자연 재해 등으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북한 당국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난의 행군’이라는 당적구호를 1996년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제시했습니다.


# 인터뷰 2.1990년대 ‘고난의 행군’의 심각성

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은 사회주의 체제가 전환을 하게됨에 따라서 중국이나 소련으로부터 받아왔던 사회주의 원조 또는 사회주의 우호국가끼리 교역했던 그런 것들이 다 끊기게 된 거죠.  특히 그 중에서 원유에 의존량이 거의 90포인트를 소련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그 원유공급이 끊김에 따라서 이 원유를 원료로 해서 비료를 만들고 비료를 농업에 써서 그나마 제한돼 있는 농지에서 최대한 소출하는 것이 북한의 생존전략이었는데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식량난이 온 것이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북한이 시장이라는 메커니즘자체가 북한 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국가에 의존해서 국가가 주는 것만 받아오던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배급이 끊김에 따라서 아주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던, 정확한 아사자 수를 알 순 없습니다. 다만 지금 우리 국내의 여러 학자들이 오랜동안 추정하고 있는 것은 적게는 육십만 많게는 이백만정도의 아사자수를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대 사회에서 60만~200만정도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라는 것은 거의 현대사에서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거의 전체 인구의 한 70포인트 이상이 아사의 대상 범주였다라고 까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 많은 변화들이 발생했고,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대두했습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기를 전후해서 산업이 붕괴되고 배급이 중단되자 주민들은 장마당을 활성화시키면서 스스로의 생존과 생활을 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집단주의 의식과 주체사상으로 무장한 사회주의적 가치관들이 흔들리면서 다양한 비사회주의적 행위가 확대되기 시작한 겁니다.


#인터뷰 3. 90년대 고난의 행군기 이후 북한의 변화

국가를 대체하는 소위 시장 메카니즘 또 일상생활 메커니즘 그리고 심적인 구조를 만들어 내는 상당한 굴절현상들이 이 시기에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 고난의 행군시기를 경험했던 유년,소년기의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고난의 행군 이후에 시장이 보편화돼 있는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 이들이 지금 현재 북한의 허리층에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과거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의식적인 변화, 국가에 의존적이지 않으면서 시장으로 더 신뢰하고 더 자신의 어떤 생활상, 삶에 어떤 생존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분들 이런 어떤 심리적인 변화까지 나타날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국가 역시도 더 이상 시장을 의존하지 않고는 국가를 운영할 수 없다 라는 것을 배우게 됐고 처음에는 시장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이 고난의 행군을 겪은 이후로는 결과적으로는 시장과 공생하면서 시장에 오히려 국가가 의존하는 그런 체계로 변화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고난행군 직후에 2003년에 종합시장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허용하게 됩니다. 도시 곳곳에서 그리고 농촌 곳곳에서 이 바로 종합시장이 만들어졌고 2016년 학자들이 추계한 공식적인 종합시장의 숫자만 거의 406개에 해당되고요 시장이 고난행군이후로 만들어지면서 바로 활성화됐다 그리고 지금은 절대적인 의존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고난의 행군’은 북한 당국에게는 사상의지를 강조하는 정치적 구호였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생존을 위협받았던 트라우마로 남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위원장이 30여년만에 이 ‘고난의 행군’을 소환한 것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와 같은 어려움 보다는 대북제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내부 잠재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심각한 경제위기로 빠지는 것을 막겠다는 구상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고난의 행군’으로 현재 북한의 경제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4.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저는 적절한 수준에서는 방어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북한 내부의 물가동향 그 다음에 환율 동향 또 소비재나 공업부문의 지금 유통  항들을 보면은 대체적으로 안정 폭에 해당되는 내에서 변동폭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지금 심각하게 과거 고난의 행군  도의 경제 위기다 라고 판단하는 것은 다소 좀 섣부른 감이 있고요.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좌시하지 말아야 되는 부분은 북중 간의 관계입니다. 이미 북중 간의 물자 교역량이 상당 부분 비공식적으로는 또는 공식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라는 지금 동향보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이제 코로나로 차단했던 부분들을 천천히 완충적으로 풀고 있는 상황이고 대북제재라는 상당히 큰 굴레는 있지만 나름대로 잘 버텨왔거든요 그 버틴다는 것은 어쨌든 북중 밀착이 상당히 그걸 완충해  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코로나라는 변수만 적절하게 제어된다면 향후 북한이 최소한 경제위기로 빠지지 않는 일정한 버티기를 할 수 있는 수준은 상당부분 갈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소위 목표로 하는 온전한 어떤 경제발전이라던가 이런 것으로 나가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한 편, 김정은위원장은 당세포비서 대회에서 ‘고난의 행군’이라는 구호를 언급하면서 ‘사상교육’을 동시에 당부했습니다.

‘새 세대들의 사상 정신 상태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단장, 언행,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늘 교양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최고 지도자가 청년들의 옷차림이며 머리단장까지 세세히 언급하면서 사상교육을 당부한 것은,

시장화와 정보화 속에서 청년층의 사상 동향이 자력갱생을 통한 체제유지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인터뷰 5. 김정은은 왜 사상교육을 강조했는가?

북한의 인구 사회학적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점유하고 있는 층들이 대부분 고난의 행군을 경험하고 또 한편에서는 고난의 행군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어서 우리가 소위 통칭 장마당세대 또는 시장세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제 10대 초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이 사람들이 국가의존보다는 시장을 더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인데 김정은위원장 차원에서는 이들을 통치를 해야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신신당부했던 내용들은 뭐냐면 바로 이런 비사회주의적인 현상에 대한 통제 특히 젊은 세대들이나 청년들에 대해서 외부사조에 물들지 않도록 통제하는 문제 이것을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외부적으로 지금 처해 있는 고강도의 대북제재 그리고 코로나 그리고 미국과의 굉장히 불확실한 지금 정세 이런 것들이 장기화될 이런 사항들에 대비해서 혹시 내부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의 어떤 이완현상 이런 것들을 최대한 통제하겠다 라는 것이 지금 국정 통치의 지금 목표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제10차 대회’가 오는 27일부터 평양에서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5년만에 청년단체 대회를 열고 젊은층의 사상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난의 행군 카드를 다시 꺼내며 사상교양과 통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북한.

과연 경제난과 민심의 변화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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