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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이사 문화

2021-06-03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한국산업은행 한반도신경제센터 김영희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이사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한국은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평균 거주 기간은 7.7년이다. 그러니까 평균적으로 7,8년에 한 번씩은 이사를 다닌다는 얘기다. 

남북한의 이사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북한의 이사 문화를 한국산업은행 한반도신경제센터 김영희 선임연구위원과 알아본다. 


북한에서는 어떻게 집을 갖게 되는가?

현재 북한은 살림집 건설이 한창이다. 최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엔 평안북도에서 수백 세대의 살림집 건설이 완료돼 입주가 시작됐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북한에서는 어떻게 집을 갖게 되는 걸까?

                  

“북한엔 살림집법이라는 게 있는데 주택을 나라에서 공급을 하게 되어 있어요. 결혼한 경우는 남편이 가장이예요. 북한에서 세대주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세대주가 다니는 직장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세대주 직장 회사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기본 건설자금 이라고 나라에서 돈과 땅을 주는 거죠. 그러면 기업이 그 돈으로 건물을 짓는데, 기업이 짓는 것이 아니라 시공주가 집을 짓고 다 지으면 집이 없는 세대주에게 기업이 나눠줍니다. 주택 배정과가 있어서 살림집허가증을 주면 살게 되는 거죠. 그런데 주택 공급량이 부족하다 보니까 모든 세대주에게 다 공급을 하지 못 합니다. 그래서 어떤 집들은 3대가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어요. 함경북도에서 함경남도로 강원도로 평안남도로 이렇게 이사할 수 없는 거죠. 여기 말하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갈 수 없다라는 거에요.“


집 소유와 이사는 원칙적으로 불가능..

자녀가 생기고 자라면 좀 더 넓은 집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 때를 대비해서 저축을 하고 필요하면 대출을 받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개인의 필요에 따라 더 큰 집을 구하거나 이사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집을 배정받았다고 해서 그 집이 개인 소유가 되는 것도 아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부동산의 소유권이 없어요. 그 모든 것은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소유권은 없고 사용권을 가지게 되는데 영구사용권이거든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자녀들이 살고, 자녀가 죽으면 손주손녀가 살게 되는 일종의 대물림이 되는 거죠.  어찌보면 사용권이지만 내 집처럼 하는 거죠, 근데 처분권이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북한도 임대료, 살림집 사용료를 내요. 나라에서 집을 줄 때는 규모가 딱 정해졌죠. 17평짜리 될 수도 있고 20평짜리 될 수 있고 30평짜리가 될 수도 있고. 그런데 그냥 나라에서 주면 “예. 고맙습니다.” 하고 들어가면 끝이에요.“


도시는 아파트, 농촌은 단독 주택 선호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공간은 아파트다. 구조가 편리하게 설계돼 있는데다 환금성도 좋고, 무엇보다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 공간은 어떤 곳일까? 


“개인성향이 조금씩 있기는 하지만 도시사람들은 단층집보다 아파트를 선호하고 농촌사람들 같은 경우는 복층으로 된 단독주택을 많이 선호해요. 그런데 북한이 어떤 때는 그 뼈대만 올라가고 실내장식을 거의 안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들어와서 내가 미장도 해야 되고 부엌도 싱크대도 새로 만들어야 되고 이런 부분이 있을 수가 있고. 근데 평양에서 짓는 고층 아파트 경우는 실내를 아주 정말 고급스럽게 하고 있지만 지방 같은 경우는 거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아파트 로얄층의 경우, 한국 같은 경우는 높을수록 로얄층인데 북한 같은 경우는 저층일수록 로얄층이에요 일층은 또 아니에요. 일층은 도둑놈이 든다 이래가지고 위험이 있으니까 2층이나 3층이 가장 로얄층이에요 수도가 안 나오니까 물도 길어야하고 믈자도 올라가야하고 다 수동으로 가지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정전되면 올라가고 내려가고 힘드니까 이동에도 고층까지 올라가려면 너무 너무 힘드니까 2,3 층이 가장 좋고 그 층수 같은 경우도 기관에서 배정을 받잖아요. 너는 몇 호, 몇 호 몇 호 이렇게 받는거죠.  그렇게 배정을 받고 나면 그 배정을 받을 때 주택배정과 사람들이 로얄층 같은 경우는 누구한테 줄까? 뇌물 주는 사람한테 딱 주고 이런 것은 있죠. 그런 절차를 받아서 배정받고 살림집허가 허가이용증을 받고 그 다음엔 그걸 가지고 입주를 하고 이런 절차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서 적당한 집을 소개받아서 계약을 하고, 이사를 한다. 그리고 보통은 이삿짐센터를 이용해 포장 이사를 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이사 문화는 어떨까? 


“80년대까지만 해도 거의 이사를 안 다녔고 간혹 내가 승진을 하거나 그래서 합법적으로 이동이 될 때 다른 지역으로 간다라고 하면 자동차가 기업에서 와서 실어 가지고 그 다음엔 이삿짐 이라든가 이런 걸 동네 사람들이 다 와서 하나씩 올려주고 환송해주고 이랬어요. 그런데 90년대 중반에 경제난이 오면서 그때부터 사람들이 인색해진 거죠. 이사짐 올려주는 것도 돈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해서 시장화가 되니까 요것만 해주는 이삿짐만 날라다 주는 자동차들이 있어요. 그러면 내가 포장을 다 해놓으면 이제 자동차에 실어야 되는데 그거는 내가 혼자 실을 수 없으니까 또 노동시장이란 게 있어요. 그러면 노동시장에 가서 사람을 사는 거죠. 그 사람들을 통해서 짐을 싣고 가서 부리고 이런 것까지 다 해주는 거죠.”


이사하면 마을 사람들과 집들이 해

우리는 이사를 하면 새로운 거주지 관할기관이나 혹은 인터넷으로 전입신고를 한다. 그리고 지인들을 초대해서 집들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우리와 달리 북한에서는 이사한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집들이 한다고 한다. 김영희 연구위원의 설명 들어보자. 


“이사 오기 전에 일단 먼저 와서 그 인민반장이라고 있어요. 우리 한국으로 말하면 통장인데요. 그 인민반장한테 우리 어느 날 어느 집에 이사옵니다 라고 얘기를 해요. 그러면 인민반장이 제일 먼저 나와서 인사를 하고 동네 사람들이 막 나옵니다. 북한은 공동체로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사 하고 소통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집들이 또 해야 되지 않습니까? 북한은 쌀이 귀한 나라니까 떡이라는게 명절에만 먹는 귀한 음식이거든요 떡이라든가 찰떡, 송편, 설기떡, 그런 만두, 명절날이면 먹기 때문에 그런 걸 잘 잘 차려서 집들이를 하고 그럼 이 사람들이 올 때 선물을 가지고 오죠. 뭐 악을 물리친다고 해서 성냥을 가져오는 사람도 있는데 제가 이사를 할 때는 그때 당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집들이 선물도 성냥 이런 것보다도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릇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시장에서 사가지고 왔거든요. 집들이 선물도 이렇게 바뀌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동이 제한돼 이사 또한 자유롭지 않은 북한이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사 문화도 바뀌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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