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북한

북한의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내용

2021-06-10

한반도 리포트

ⓒ KBS

지난 1월.

북한은 제 8차 당대회를 진행했습니다.

5년만에 열린 최대 정치행사였던 만큼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이례적으로 8일이나 진행됐던 당대회 결과 김정은위원장이 총비서로 추대됐고, 대규모 인사도 단행됐습니다.

그리고 ’조선노동당 규약‘도 개정됐는데요, 당시는 당규약 개정사실과 일부 내용만 공개됐는데, 최근 그 내용이 알려진 겁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1.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의 핵심은?

조선노동당 규약은요 1946년에 북한에서 노동당이 창당될 당시부터 제정이 된 거고요. 북한의 정치체제, 다시 말해서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정치체제 입장에서는 다른 모든 정치 세력보다 공산당이 가장 힘을 가지는 세력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노동당의 규약 이라는게 일개 정당의 당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면에서 헌법과 동일시하거나 또는 이제 공산당 독재를 북한이 보장하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노동당 규약이 헌법보다도 우선하는 효력을 가지게 되는 거죠. 북한이 거의 당 대회 때마다 노동당 규약을 개정을 해왔는데 이번 노동당 규약 같은 경우에는 전형적으로 이제 명실상부하게 김정은 위원장의 시대가 왔다 이거를 상징하는 걸로 볼 수가 있겠죠.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인 조선노동당의 최고 규범이 변경된 만큼 그 내용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개정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전에 없던 ’당 제1비서‘ 직제가 신설된 겁니다.

이번 당규약에는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로동당 총비서의 대리인‘ 이라는 내용이 추가됐고, 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도 추가됐습니다.

대리인은 말 그대로 권한과 책임을 대신하는 사람인데요, 당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총비서의 대리인 자리를 신설한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입니다.


#인터뷰 2. 제1비서의 등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 제1비서라는 명칭을 한번 보면요. 2011말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을 하고요. 그 뒤를 김정은 위원장이 물려받지 않았습니까?그런데 아버지의 직위를 계승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맡았던 첫 당직이 당시 노동당 제 1비서였어요.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을 볼 때 어떤 장이라는 이름을 붙이거나 총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카리스마도 그렇고 권위면에서 약간은 부담스럽지만 다른 집행부의 엘리트들에 비해서 우위에 있다는 걸 보여줄 때 제1이란 표현을 쓰는데요. 이번에는 총비서가 있고 제1비서가 또 따로 나왔단 말이에요. 이건 총비서의 권위를 강화시켜주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려는 하나의 포석의 일환으로 볼 수가 있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일 비서가 누가 공개가 되느냐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총비서, 제1비서, 비서로 이어지는 체제가 김정은 위원장으로 권력이 강화되는 하나의 징후로 볼 수가 있기 때문에 제 1비서라는 인물이 임명이 이번에 된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걸 놓고 비서들끼리 엄청나게 충성경쟁이 벌어질 것 아니겠어요?이번에 제 1 비서로 거명되는 인물이 후계자라든가 이런 것은 조금 너무 나간 분석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개정된 노동당규약의 특징 중 하나는 1인 체제나 개인숭배적 용어들을 최대한 배제했다는 겁니다.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과 업적을 여러 차례 나열하던 이전 당규약과 달리 선대 수령에 대한 거명을 최소화하고, 김정은위원장에 대해서도 ’수반‘이라는 표현으로 수위를 조절한 겁니다.


# 인터뷰 3. 김일성, 김정일 대신 김일성, 김정일주의의 부각이 갖는 의미

일인체제. 그니까 가령 이 당은 누구의 영도를 받아 움직인다라든가 아니면 누가 창안한 주체사상에 입각해서 ~이런 표현들이 없어진건 맞는데요. 기본적으로 김일성, 김정일주의라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당의 지도이념으로~그 자체가 어떤 사상에 누구의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개인 숭배적인 용어예요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개인숭배를 없앴다기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이 앞에 있던 김일성 주석이라든가 아니면 김정일 국방위원장하고 이제는 거의 동일한 반열에,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이 기대지 않아도 내 이름을 가지고 통치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의 스타일변화죠. 여전히 개인숭배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걸 너무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흔히 얘기하는 게 김정은위원장 시대에 들어서 이제 지금 지향하는 것 중에 하나가 북한 내 내부적 뿐만 아니라 밖에다가 비춰봤을 때 북한이 정상체제로서의 이미지를 심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기 때문에 개인을 드러내놓고 강조하는 것은 조금 뺀거죠.


이번에 개정된 당규약에는 ’선군정치‘를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로 수정했습니다.

이 또한 군대가 국가의 기본임을 강조하던 선대들의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흔적으로 보입니다.

최근 청년들로 구성된 노동당 외곽단체인 청년동맹 명칭을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에서 ’사회주의 애국청년 동맹‘으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입니다.

경제발전에 매진하는 북한의 현재 노선도 개정된 당규약을 통해 엿볼 수 있는데요. 

기존의 ’당은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라는 대목을 ’당은 자력갱생의 기치 밑에 경제건설을 다그치고‘ 라는 구절로 개정하면서 ’핵 병진노선‘ 대신 ’자력갱생 경제건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그 예입니다.


#인터뷰 4. 병진노선 대신 자력갱생을 내세운 것의 의미

올 1월에 8차 노동당 대회가 있을 때 2020년에 끝났던 국가경제 발전 5개년전략 즉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패로 끝났다는 건 김정은 위원장도 자인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게 경제건설이라는 거예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병진노선이 완전히 폐기됐다 라는 게 아니고요.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8차 당대회 내부 총화 보고에서 얘기했지만 핵 능력 건설은 가장 잘한 것 중의 하나거든요 자랑할 만한 업적이란 말이에요. 이건 잘 되고 있으니까 그 기조를 유지하면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핵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8차 당대회 총화보고에서 한거고요 문제는 경제란 말이에요. 경제인데 국제 제재가 있고 북한의 내부적으로 경제적인 모순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경제발전이 안 되는 거예요. 국제적 제재나 이런 거 자체를 외부적 압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걸 돌파하는 방법은 북한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서 경제발전하겠다는 거거든요. 그게 흔히 얘기하는 자강이고 자력갱생이란 말이에요. 당연히 그 면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거죠.


개정된 조선노동당 규약 내용 중 통일과업과 관련된 내용에도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기존에 명시됐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표현이 사라졌고, 대신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주의 발전 실현‘ 이라는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당원들이 ’조국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 투쟁해야 한다‘는 대목도 삭제됐는데요.

이런 일련의 통일과업 관련 내용 개정이 북한의 대남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차두헌센터장은 그렇다고 북한의 남조선 혁명론이 폐기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5. 통일과업분야 개정과 북한 대남정책의 관계

민족해방민주주의란 말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 얘기하는 남조선 혁명론이 이제 폐기된 게 아니냐 이런 전망이 나왔던 거죠. 그런데 이게 단어만 가지고 볼 일이 아니에요. 과거에 북한이 얘기했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은 두가지가 동시에 결합이 되는 겁니다. 북한이 스스로의 군사력을 키워서 군사적인 수단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 더해서 한국 내부에서 혁명역량을 강화해서 반정부 투쟁이나 반체제투쟁이 일어나게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국 사회의 여건상 두 번째는 불가능하죠 그러니까 군사력을 강화해서 통일을 달성하겠다라는 거거든요. 이거는 전반적인 맥락으로 봐서는 상대방 체제를 강압적인 수단으로 과격하게 바꾸겠다는 개념이에요 혁명이죠. 더더구나 국방력 강화라는 부분에서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통일위업을 앞당기겠다라고 얘기했단 말이에요. 이건 무슨 얘기냐면 군사력에 의해서 통일능력을 늘리겠다는 것은 혁명에 해당되요. 그래서 인민 민주주의혁명론은 없어졌을지는 몰라도 그동한 북한이 얘기한 남조선혁명론은 그 근간이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집권 10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이 당규약 개정을 통해 제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정치에서 벗어나 제도에 기반한 정상국가를 도모하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이 개정 내용만으로 향후 북한의 대외 관계 전반을 파악할 수는 없지만 지난 8차 당대회 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대외전략보다는 내부 수습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분석입니다.


#인터뷰 6. 북한 행보 전망

정상체제화 대한 의지는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적어도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밖에다가는 좀 이렇게 정상적인 사회주의 체제다 하는 인상을 주려고 하는 것 같고요. 이제는 명백하게 김일성주석이라든가 김정일 위원장의 그늘을 벗고 김정은 위원장의 시대가 왔다 그리고 스스로 앞으로는 사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권력 강화를 위해서 더 노력할 것이라는 면이 암시가 됐다고 볼 수가 있고요. 다음에 병진노선에 대한 의지, 다음에 자력갱생, 외부의 도움 없이 하겠다 그리고 남북한 관계에서 여전히 북한이 주도권을 발휘하겠다 이런 걸로 봐서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지만 그렇게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게 솔직한 현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미 관계도 마찬가지예요.기본적으로 당규약상은 미국에 굉장히 적대적인  내용들을 포함을 하고 있고요. 실질적으로도 지금 미북 간에 지금 협상 재개를 놓고 상당히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실무선에서 어떤 기존의 의제들을 서로 비교를 해보고 하는 게 있겠지만 결정적으로 타결이 이뤄지는 흔히 얘기하는 북미정상회담 이거는 아마 금년이나 당분간은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 규약‘ 개정은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만의 정치방식을 천명한 것인데요,

’김정은식 통치 방식‘이 가져올 북한의 향후 행보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