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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변화하는 북한의 결혼풍속도

2021-12-09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북한도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변화하는 북한의 결혼 풍속도를 조정아 통일연구원 부원장과 알아본다. 


북한의 결혼 적령기는?

북한의 가족법은 남 18살, 여 17살부터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법적 결혼연령을 규정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결혼 적령기는 여자는 23~25세, 남자는 27~30세 정도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도 통계를 보면 여성들의 평균 초혼 연령이 25세고 남성은 28세 라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탈북민들의 말에 따르면 점점 결혼을 늦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대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 여성들의 결혼은 더 늦다고 얘기를 합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굳이 결혼을 일찍 해서 가정에 종속돼서 집안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육아도 하면서 장사까지 하면서 굉장히 힘들게 살고 싶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이유이구요. 인텔리층 또는 경제적으로 상류층 여성 같은 경우에는 사회 진출을 원하는 거죠. 사회적으로 진출하려면 대졸 학력과 당원이 되는 건데요. 이 두 가지를 다 가지려면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대학 졸업 이후에 최소한 삼 년 이상은 자원을 해서 군대를 다녀와야지 당원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늦어지는 거죠. 그래서 20대 후반 내지는 삼십대 초반까지도 이제 늦어지게 되는 케이스도 있다 이제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 여성들이 선호하는 신랑감은?

결혼 상대에 대한 선호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은 중앙당이나 보위부 등에서 일하는 신랑감을 주로 선호했었는데 요즘은 무역 일꾼이나 외화벌이 관계자, 외교관 등 해외 여행이 용이하거나 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도 일등 신랑감으로 친다고 한다.

북한에는 이상적인 배우자를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들이 있다. 1등 신랑감 조건을 ‘열대메기’로 요약해 부른다고 한다.

열대메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 양어를 적극 권장한 어종이기도 한데 그 뜻은 이렇다. 열, 여자를 열렬히 사랑할 줄 알고, 대, 대학을 졸업하고, 메, 당증을 메고 있으며 기, 기술이 있는 남성을 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 남성들에게 최고의 신붓감 조건은 뭘까?

‘현대가재미’라고 줄여부른다고 한다. 현, 현금이 많고, 대, 대학을 졸업하고, 가, 가풍이 좋고, 재, 재간이 많으며 미, 아름다운 여성을 뜻한다. 

그리고 1등 신부감의 조건에 ‘손오공’이라는 표현도 있다. 


최고의 배우자는 ‘평양 시민이 될 기회를 주는 사람’ 

그러나 북한에서 최고의 배우자는 바로 평양시민이 될 기회를 제공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북한에서 평양은 혁명의 수도로 아주 특별한 곳이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평양에서 산다는 것만으로 대단한 영광과 특혜로 여기며 자부심을 갖는다. 

북한에서 평양시민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분상승의 확실한 증표가 되기  때문에 ‘평양시민이 될 기회를 제공하는할 수 있다’면 남녀불문하고 최고의 배우자라고 한다.

최근 들어 북한에서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뿐 아니라 결혼 자체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있다. 젊은층들 사이에서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를 하는 경우도 있고, 또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경제적 능력도 중요한 결혼 조건이 되면서 여성의 나이나 결혼 경력이 문제가 안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달라지는 결혼관‧가족관 

북한에선 결혼 등록을 해야만 국가에서 주택을 배정받고 가족구성원이 가장을 통해 식량을 배급받았다.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제가 와해되면서 여성이 남편의 부양 가족으로 등록된다고 해도 실질적인 혜택을 얻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결혼에 대한 생각들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젊은 여성들의 의식 변화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기존의 어떤 결혼 제도가 상당히 좀 흔들리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것이 결혼제도 전체를 바꿀 정도는 아니구요. 중요한 것은 기존의 가부장적인 틀 안에서 생활해 왔던 여성들이 개인의 행복이나 자신의 미래, 욕망 등을 그리게 됐고,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들의 실천에 의해 가족제도, 결혼제도 등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는 확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결혼은 점점 좀 늦어질 수도 있고 그 안에서 낳는 자녀의 수도 조금 더 줄어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혼 안 하는 여성들도 생겨날 가능성들이 많고, 이혼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변화하는 결혼풍속도는 앞으로 북한의 가족관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반의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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