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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산림정책

#한반도 리포트 l 2022-03-30

한반도 리포트

ⓒ Getty Images Bank

오는 4월 5일은 식목일이다. 나라마다 명칭은 다르지만 식목일을 정해서 나무를 심고 가꾸기를 권장한다. 북한은 3월 2일을 식수절로 기념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식수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식수 장면을 보도하면서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늘은 국립산립과학원 오삼언 박사와 북한의 산림정책에 대해 알아보도록 본다. 


벌목, 외화 획득의 대상이었던 북한의 산림

북한에서 산림은 환경으로 가꾸어야 할 대상이라기보다는 벌목하고 이용하거나 수출하여 외화를 획득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되어 온 측면이 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산림회복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전체 면적의 80%가 산림지역으로 남북한 모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산림이 심하게 훼손됐다. 나무 부피를 말하는 임목축적의 경우 1945년 해방직후와 2020년을 비교했을 때, 우리는 14배 정도 증가했는데 북한은 2.9배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 남한이 1970년대 산림복구에 성공한데 비해 북한은 1980년대까지 목재생산 중심의 산림경영으로 산림이 더욱 황폐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는 경제난으로 북한의 산림은 더욱 심각하게 황폐해졌다.


북한의 산림 훼손의 심각성

지난 2011년, 영국의 위기관리 전문기업인 '메이플크로포트'가 발표한 '산림 황폐화 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전 세계 180여개국 가운데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 번째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다고 한다. 그리고 전 세계 산림 벌목현황을 조사하는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FW)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19년 사이 북한은 양강도·자강도·함경남도를 중심으로 축구장 33만 개에 해당하는 약 20만ha 이상의 산림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렇게 심각한 북한의 산림훼손은 홍수피해 등 대규모 자연재해로 이어지면서 그 피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드디어 산림 복구에 나서다

북한도 산림황폐화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산림복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난의 행군 이후, 김정일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인 2003년부터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산림에 나무와 농작물을 함께 재배해서 산림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경제적 이윤까지 충족시키는 임농복합경영을 시행해 왔다. 이 임농복합경영은 산림복구를 위한 북한의 대표적 정책 중 하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초부터 산림복구를 강조해왔다. 

지난 2015년 2월에는 ‘산림복구전투를 힘 있게 벌여 조국의 산들에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자’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그리고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식량과 땔감을 해결한다고 나무를 마구 베어버려 귀중한 산림자원이 많이 줄었다고 지적하면서 후대에 벌거숭이산, 흙산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식 생태 환경 정치의 등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담화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모든 산들을 푸른 숲이 설레는 보물산, 황금산으로 전변시키는 것이 당의 확고한 결심이며 의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 이후 북한 매체엔 황금산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 3월 2일 식수절, 노동신문 사설도 ‘산림조성은 모든 산을 쓸모 있는 황금산, 보물산을 만들어 조국강산을 인민의 낙원으로 전변시키는 정치적 사업’이라고 황금산을 강조하는 등 황금산은 북한 산림정책의 핵심 키워드가 되고 있다.

2015년 북한은 산림분야에 처음으로 국가예산을 별도 편성하는가 하면, 산림총국을 신설해 산림부문 조직을 강화하고 나무모, 즉 묘목을 기르는 양묘장을 지역별로 건설하는 등 전국적인 산림녹화사업이 추진됐다. 이어서 2016년엔 산불감시정보 봉사체계도 구축했고, 2017년엔 산림문제를 좀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김일성종합대학에 산림과학대학을 설립했다. 그리고 산림회복 사업을 지방단위로 이양하고 기관이나 단체가 책임지게 하는 담당림제도도 다시 활성화됐다고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산림 복구 성과와 한계 

지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밝히면서 예외적인 12개 분야의 성과를 언급했다. 

산림 분야는 그 예외분야에 속할 뿐 아니라, ‘나라의 산림자원을 늘이기 위한 전국가적, 전군중적인 투쟁 속에서 100여만 정보의 산림이 새로 조성됐다’며 유일하게 구체적인 수치가 성과로 제시됐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산림복구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북한의 밝힌 바에 따르면 꽤 높은 수치로 보인다.

북한의 산림복구는 단순히 산에 나무를 심는 차원을 넘어서 산림황폐화의 원인인 식량과 에너지 등의 문제가 구조적으로 해결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남북교류나 국제사회와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다음 이 시간엔 북한의 문학작품을 통해 산림정책의 변화를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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