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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수예 문화

#한반도 리포트 l 2022-05-11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올 1월 초 북한 노동신문은 국가 상징을 수예 작품으로 만들고 있는 평양수예연구소 수예공들의 기사를 실었다. 북한 매체에는 수예 관련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북한에서 수예는 대표적인 공예 장르로 주요 수출 상품이면서 정치적 사상교육의 수단이다. 또 지난 2016년엔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장경희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와 북한의 수예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인기 높은 북한의 수예.. 수준도 상당해 

장경희 교수는 2006년 남북전통공예교류전을 기획하면서 북한을 방문해 많은 수예작품들을 접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수예는 수준도 상당하고, 그 의미도 남다르다고 한다. 

북한의 현대 자수는 김정숙에게서 비롯됐다. 김정숙은 김일성 주석의 부인이자 김정일, 김경희의 생모로 1917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났고, 1935년 항일유격대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1940년 김일성주석과 결혼했고 1949년 출산 중에 사망했다고 한다. 북한에서 김정숙은 자수형식과 내용을 현대적으로 개혁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1947년 수예창작소 설립

1945년 해방 후 김정숙은 북한 수예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북한에서 글씨를 수 넣은 깃발은 선전선동과 관련된 중요한 분야다. 

김정숙은 1946년 보통강 개수공사장에 보낼 우승기를 비롯해 각종 형식의 축기를 제작하고, 조선인민군이 사용할 깃발을 제작하기도 한다. 그리고 1947년 수예기술을 발전시키고 북한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을 돕기 위해 현재의 평양수예연구소인 “수예제작소”를 창립한다.

수예제작소 창립 초기에 수예가 등은 생활소품들이나 장식용 소품들을 주로 제작했는데 이들 중에서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들을 중심으로 김일성주석의 모습을 수예로 작업하기 시작했고,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수예로 작품화하면서 수예연구소는 입지를 굳히게 된다.       

1947년 창립된 수예제작소는 1948년 중앙수예연구소, 1953년 국립수예연구소, 1958년 평양수예연구소로 기구와 조직을 개편하고 확대한다. 이 과정에서 수예연구소는 작품제작 기능에 수예가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개념이 추가되면서 교육기관으로도 발전한다. 현재의 평양수예연구소는 1978년 보통강 기슭에 새로 건물을 짓고 이전해 오늘에 이른다. 


수예 전문 인력 배출 창구인  ‘평양수예연구소’ ‘만수대창작사’

평양수예연구소에서는 정기적으로 합평회를 열고 작품을 평가하면서 그 질을 높이는데 애써 왔다. 그러면서 다양한 자수기법은 물론 응용기법이 작품에 도입되기 시작했고, 수예는 단순히 생활소품을 제작하던 데서 벗어서 미술로서 회화성이나 예술성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양수예연구소 소속 수예가들의 작품은 각종 전람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해외에도 진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수예는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 역할도 담당하게 됐다.

평양수예연구소에서는 북한을 대표하는 많은 수예 전문가들이 활동했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리원인이다. 리원인은 1954년 국립수예연구소 시절 양성부 수예교원으로 기능공을 교육하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여성 미술가로는 처음으로 1962년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았고, 1982년에는 인민예술가의 반열에 올랐다. 리원인은 다양한 수예기법으로 인물묘사에 능숙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김일성 주석의 혁명적 활동을 표현한 기념비적인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리원인의 대표작 중 하나는 1965년에 제작한 <호랑이>인데, 이 작품은 원화 도안부터 수예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해서 더 유명해졌다.

한편 만수대창작사 수예창작단에서도 수예 전문 인력이 배출되고, 작품도 제작되고 있다. 만수대창작사는 본래 1950년대말 천리마동상 집체작을 제작하면서 시작했다. 1970년대 조선화, 공예, 산업미술, 수예 등 미술 창작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종합적 미술창작 기지가 됐다. 그리고 이 후 만수대창작사는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기 위한 선전사업에 주력했고, 평양수예연구소의 일부가 만수대창작사로 넘어오게 된다.


남북 공통 문화유산인 ‘수예’.. 남북 교류 열리길  

북한의 수예는 테크닉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런 북한의 수예가 본래의 의미보다 외화벌이나 주민들의 사상교육에 활용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표한다. 

우리 남한은 자수장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고, 북한의 수예도 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남북 공통의 문화유산인 수예 분야의 교류를 통해 남북의 문화동질성도 회복하고, 씨름처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 공동 등재를 추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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