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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여름보양식

#한반도 리포트 l 2022-07-13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오는 16일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初伏)이다. 우리나라는 일 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인 7월과 8월 사이의 초복, 중복, 말복을 삼복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복날이면 ‘복달임하셨습니까?’라는 인사를 주고받았다. ‘복달임’이란 복 중에 더위를 피해 물가나 숲속 시원한 그늘을 찾고, 몸을 보하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한반도 리포트>는 앞으로 4주에 걸쳐서 여름 관련 주제를 다룰 예정인데, 첫 시간인 오늘은 북한의 여름 건강식 이야기를 다룬다. 

북한 옥류관에서 요리를 배우고 조리사로 일하다가 탈북 후 2000년에 한국에 입국해서 2015년부터 북한음식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윤종철 조리사와 함께 한다. 


북한의 대표적인 보양식 ‘단고기’ 

북한 매체들도 삼복이 다가오면 그 유래와 풍습 등 관련 기사들을 다룬다. 오랜 옛날부터 삼복을 쇠는 풍습이 있었다면서 햇살이 뜨거운 낮에는 해를 피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이열치열’(열은 열로 다스린다)이라 하여 더운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소개한다. 

단고기는 개고기의 북한식 표현으로 북한매체들은 동국세시기(조선 후기 세시 풍속서) 등 옛 사료를 인용해서 단고기 야말로 '특색 있는 민족 음식'이자 '국보적인 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북한 매체들은 최고지도자들의 단고기에 대한 관심을 보도하기도 한다. 김일성주석이 청류관을 현지지도하면서 ‘단고기국은 고깃국 중에서 제일 달고 맛이 있어 우리 인민들이 특히 좋아했고, 그래서 단고기국이라고 이름지었다.’고 소개했다. 

평양에는 유명한 단고기집들이 많다. 1992년 평양시 낭랑구역 통일거리에 문을 연 약 3000㎡ 부지에 630석 규모의 '평양단고기집'이 제일 유명하다. 보통강변의 ‘원형 식당’과  대동강구역의 ‘문흥 식당’, 그리고 ‘고려 단고기집’도 인기라고 한다.

‘평양 단고기집’은 북한 최고의 단고기 요릿집답게 요리법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북한에선 단고기 요리 경연대회가 거의 연례행사로 열린다. 

지난 2021년 중복에도 평양면옥에서 평양시대 단고기집들의 단고기 경연대회가 열렸고, 관련 레시피만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고 한다. 


단고지 못지 않게 즐기는 보양식 ‘초계탕’과 ‘천렵’

단고기와 함께 초계탕도 북한의 대표 보양식이다. 초계탕은 닭 육수를 차갑게 해서 쇠고기, 녹두묵, 오이 등과 함께 식초와 겨자를 곁들인 음식이다. 


우리 전통적인 피서 법 중에 천렵이라는 것이 있다. 주로 성인 남자들이 더운 여름날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물고기를 잡아서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긴다. 

천렵하면 추어탕을 빼 놓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이 추어, 미꾸라지를 먹기 시작한 것은 농사가 시작된 삼국시대 이전으로 추측된다. 강과 논, 호수 도랑 등 지천에 널린 미꾸라지는 그야말로 서민들의 대표적인 식재료였다. 

미꾸라지를 먹었다는 최초의 기록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1123년에 고려를 방문하고 이듬해에 쓴 ‘고려도경’에 나오는데, 귀인은 육고기를, 서민은  전복, 미꾸라지. 조개 등을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한 동안 북한에서 추어탕은 자취를 감췄다. 김일성 주석의 지역음식을 되살리라는 지시로 1970년대 개성지역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북한에선 영양이 풍부하다고 미꾸라지를 물속의 인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북한의 미꾸라지 요리 전문식당 관계자 말처럼 영양가 풍부한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 추어탕은 여름철 가장 인기 있는 보양식 중의 하나다. 

북한은 2017년 추어탕을 비물질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다양화와 대중화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 요리 경연대회도 자주 열리고, 추어탕 등 미꾸라지를 이용한 요리와 전문식당도 자주 소개한다. 최근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에도 미꾸라지 요리를 하는 식당이 소개됐다. 유튜브에 소개된 이 식당은 미꾸라지 요리 경연 대회에서도 여러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고 한다. 

북한은 미꾸라지를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의 기력을 보충해주는 대표 보양식 재료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닭을 이용한 보양식 ‘닭곰’ 

한국의 삼계탕와 비슷한 음식이 북한의 닭을 이용한 보양식 ‘닭곰’이다. 

손질한 닭의 뱃속에 황기 등 약재와 찹쌀을 넣고 조리하는 것은 삼계탕과 같다. 다만 닭곰은 중탕으로 만든다는 것이 삼계탕과 다르다. 토기단지에 담고 봉인을 하기 때문에 닭고기 자체 수분으로 익혀서 고기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닭곰은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라기보다는 가족 중에 누가 아프거나 혹은 여름 보양식으로 큰 맘 먹고 특별한 정성을 담아 만들던 음식이라고 한다. 


올 여름도 무더위가 예상된다는 예보다. 

우리 기상청에 해당하는 북한의 기상수문국도 폭염과 고온을 예보하고 있고, 북한 매체들도 손 선풍기와 차가운 간식으로 더위를 쫓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남한도 북한도 건강식과 함께 올 여름 무더위도 잘 이겨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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