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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의 맥주

#한반도 리포트 l 2022-07-27

한반도 리포트

ⓒ YONHAP News

요즘같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로 맥주 집은 물론이고 편의점 앞 테이블도 붐비고, 배달 오토바이도  분주하다. 치맥 마니아들 사이에선 ‘나만의 치맥 핫 플레이스’ 하나쯤은 있을 텐데, 북한에도 치맥 문화가 있을까?

여름 관련 주제로 함께 하고 있는 <한반도 리포트>, 이 시간엔 국립 통일 교육원 정은찬 교수와 함께 북한의 맥주 이야기를 해본다. 


봉학맥주, 금강맥주 등 다양한 맥주 생산

북한에선 3, 40도가 넘어야 술이라고 할 정도로 독주를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 맥주는 청량음료 정도로 여긴다고 하는데, 맥주엔 주로 마른안주를 곁들인다고 한다. 

북한에선 4대 맥주로 꼽히는 봉학맥주, 금강맥주, 룡성맥주, 대동강맥주 외에도 평양맥주, 경흥맥주 등 다양한 맥주가 생산된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북한의 국민맥주로 불리는 대동강맥주다. 지난 6월에 북한매체들은 이 대동강맥주공장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고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창립 20돌을 맞은 대동강맥주 공장의 노동자, 기술자, 일꾼들에게 축전까지 전달했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맥주는 평양맥주로, 195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됐다. 그리고 1980년대 조선로동당 직속으로 맥주공장이 세워지면서 룡성맥주가, 뒤이어 봉학맥주가 생산됐다. 이 후 1996년에는 북한 최초의 캔 맥주인 금강생맥주가 출시됐다.


북한의 맥주문화는 2000년대 들어오면서 커다란 전환점을 맞게 됐다. 2001년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발티카 맥주공장을 시찰한 뒤 맥주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00년 문을 닫은 영국 어셔즈(ushers)양조장 설비를 인수하여 통째로 북한으로 가지고 들어온다.

영국에서 북으로 건너간 양조장 설비가 자그만치 컨테이너 30대 분량이었다고 한다.  맥주공장은 평양시 사동구역에 지어졌다. 영국 양조장 설비에 당시 최신식이었던 컴퓨터로 통제하는 독일제 양조기술을 도입해 2002년 6월 준공식을 했다. 그것이 대동강맥주의 시작이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맥주 생산 공정을 보면서 인민들이 사시사철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 주민이 좋아하는 대동강 맥주 

대동강맥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추진한 사업으로 북한 매체들은 대동강맥주를 ‘동방제일의 맥주’라고 선전한다. 대동강맥주는 한 종류가  아니다. 보리와 쌀의 배합 비율 등에 따라 7가지 맛으로 나뉜다. 맥아 100%인 1번 맥주로 시작해서 2번으로 갈수록 맥아의 비율이 낮아지다가 5번은 흰쌀 100%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6번과 7번은 흑맥주로 각각 커피 향과 초콜릿 향이 난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대동강맥주는 황해도에서 생산된 보리와 일조량이 풍부한 양강도에서 생산된 호프, 대동강의 깨끗한 지하수를 원료로 현대화된 생산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그 맛과 풍미가 특별하다고 한다.

또 홍보를 위해 이례적으로 tv상업광고까지 제작했다. 지난 2009년 조선중앙tv는 대동강맥주 상업광고를 방송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발효도가 높고, 연하고, 깨끗해 상쾌한 맛을 가졌다"고 선전하며 '국제규격화기구(ISO9001)의 품질인증'을 획득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상업광고라는 호된 비판을 받으면서 한동안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북한 최초의 맥주페스티벌 ‘평양대동강맥주 축전’

지난 2016년 8월엔 북한 최초로 맥주페스티벌인 ‘평양대동강맥주 축전’이 열렸다. 당시 축제는 대동강 유람선에서 열렸는데 일곱 종류의 대동강맥주와 다양한 안주가 제공됐다. 북한 당국은 외신과 외교 사절들을 초대하고 해외 관광객도 모집해 대대적인 맥주 축제 띄우기에 나섰다. 맥주 본고장으로 알려진 독일 관광객의 호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 매체들은 맥주 축제기간 축제는 물론 대동강 맥주 공장을 소개하는 특집 프로그램도 방송했다. 방송 내용으로 보아 당시 맥주축제는 대북제재에 따른 고립 속에서도 체제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대동강 맥주를 수출 상품으로 띄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다음 해인 2017년에도 ‘2차 평양 대동강맥주축전’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취소됐다. 

북한에도 꽤 많은 맥주집이 있다. 평양 보통강구역의 경흥관 맥주집이 특히 유명하다. 경흥관 맥주집은 7가지 대동강 맥주를 모두 파는데 하루 이용객이 1500여 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우리는  맥주 마시는 곳을 보통 호프라고도 하지만 북한에선 맥주 집이라고 한다. 그리고 청량음료라는 간판을 붙인 식당에서도 맥주를 마신다고 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는 치맥 생각이 간절하다. 언젠가는 대동강 변에서 치맥을 즐기며,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버릴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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