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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세계 곳곳에 한국의 인사 전하는 ‘그리팅맨’ 설치미술가 유영호

#글로벌 코리안 l 2021-04-09

글로벌 코리안

사진 제공 :  유영호

세계 곳곳에 한국의 인사 전하는 ‘그리팅맨’ 설치미술가 유영호

지난 3월 멕시코 메리다시에 한국인 작가가 만든 거대 조각상 ‘그리팅맨’이 설치됐다. 

겸손과 화해, 평화를 상징하는 ‘그리팅맨’은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파나마, 브라질 등에 세워져 있으며, 해외 일곱 번째로 설치된 멕시코 메리다시는 1905년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들이 가장 먼저 정착했던 땅이다. 

세계에 미술 한류를 전하는 유영호 작가를 만나본다.  


한인들 뿌리 내린 메리다시(市)에 작품 기증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시(市)에 있는 '대한민국로(路)'에 한국 유영호 작가의 조각 '그리팅맨'(Greeting man·인사하는 사람)이 세워졌다. 그리팅맨은 15도로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한국식으로 인사하는 남성의 모습을 푸른색 알루미늄 주물로 만든 6m 높이의 거대 조각상이다. 2012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를 시작으로 파나마, 에콰도르, 브라질, 미국 등 세계 곳곳에 설치됐다. 메리다 그리팅맨은 한국 밖에 설치된 것으로는 일곱 번째다.


인사는 모든 관계의 시작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유영호 작가는 독일 뒈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독일에서 유학할 당시 정체성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한국인으로서 존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깊이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의 전통 문화 중 하나인 큰 절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어 전시하자 그것을 본 네덜란드의 유명 작가 헨크 비스가 ‘그 행위가 인사가 맞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우리의 큰 절 문화가 유럽인들에게는 낯설었겠지만 인사에는 보편성이 있다고 확신했다. 

자존감을 지키면서 상대방도 존중하는 자세는 고개를 15° 숙인 각도라고 한다. 너무 낮추는 건 가식적으로 느껴지거나 비굴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리팅맨의 15° 각도 인사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나온 결과라고 유 작가는 전한다. 

참고로 이 작품의 푸른색은 인종을 초월한 중립적인 색으로 전 인류를 의미하며, 고려청자의 빛깔을 띤 색은 작품 배경인 하늘과 조화를 이룬다.


자비로 해외에 ‘그리팅맨’ 설치

그가 자비를 들여 해외에 작품을 설치하는 이유는 기증 프로젝트가 아니면 힘들어서다. 어느 한 장소에 영구적으로 외국 작가의 작품을 설치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비용을 자비로 들이면서까지 해외에 ‘그리팅맨’을 설치하는 이유는 설치비 보다 문화적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유 작가는 그리팅맨이 전 세계 소통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설치되는 도시들은 나름의 기준으로 선정합니다. 천재지변을 당한 지역, 분쟁으로 고통을 겪었던 곳, 그리고 문화적으로 의미가 있는 도시들입니다.”

서울, 경기도, 강원도 등 여러 지역에 공공 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유 작가는 앞으로도 전 세계 곳곳에 그리팅맨을 세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세계에 한국식 인사를 나누는 유 작가의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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