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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북한 매체 보도내용을 살펴본 결과 지난 12일간 남한 정부를 직접 겨냥한 기사가 종적을 감추다시피 했습니다.
특히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북한 주민이 매일 보는 매체에서는 대남비난이 전무합니다.
대남비난 선봉에 선 대외선전매체들도 군이나 정당을 향한 '핀셋 비난', 남측 시민단체의 입을 빌린 주장 외에는 별다른 내용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비난 담화로 포문을 연 뒤 대내외 매체에서 하루 평균 50건에 달하는 비난 기사를 쏟아내던 모습과 대조적입니다.
남북관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23일에는 대남비난과 주민 반응 기사가 70건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달 24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는 보도가 나오고서부터 반전됐습니다.
노동신문 등이 주민 반향 기사 보도를 중단한 것은 물론 대외선전매체들도 같은날 새벽에 보도됐던 대남비난 기사 10여개를 아예 삭제했습니다.
이후 북한 매체에서 대남비난의 빈도와 수위가 확 사그라들었습니다.
지난달 24∼25일에는 대남비난 기사가 한건도 없었고, 26일 선전매체가 남한의 '친미사대주의'와 한미연합훈련을 걸고넘어졌지만, 이마저도 시민단체나 민심의 요구라는 형식을 통한 간접적인 비난 형식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이런 기사마저 아예 사라졌고, 미래통합당에 대한 비판 기사만 간간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6·15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에 내정하는 등 남북 대화와 협력에 무게를 둔 외교·안보 진영 인사를 단행했지만 여전히 침묵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일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도 남북관계 언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4일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자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고 일축하면서 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친 남측 정부를 겨냥해서도 "당사자인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는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섣부르게 중재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이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달 24일 밤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경고성 담화를 냈지만, 수위는 높지 않았습니다.
특히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관계 전망에 대하여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도 열어뒀습니다.
북한이 돌연 대남비난 행보를 멈춘 것은 연락사무소 폭파 등 과격한 행보를 통해 '눈엣가시'였던 대북전단 살포의 엄중성을 경고하고 남측 정부의 대책을 이끌어냈을 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등 소기의 목적을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또 대북제재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에 흉흉해진 민심을 결속하는 효과도 낸 만큼, 당분간은 한반도 정세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치에 집중하고 민생 해결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됩니다.